▲백기완 소장과 인사 나누는 유민 아빠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46일간 단식농성을 했던 '유민 아빠' 김영오 씨가 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국민단식농성장을 찾아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성호
김영오씨는 시민들에게 여러 차례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솔직히 걱정을 굉장히 많이 했다, 광화문(광장)에 불(열기)이 식어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와주실지…, 썰렁할까봐 겁이 났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많이 와주실지 몰랐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병원에 갈 때 '이제 싸움이 시작이다'라고 했다, 언제 끝날지 아무도 모르는 기약 없는 싸움"이라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한 군데로 모아주셔서, 지금 광화문광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힘을 더 크게 외쳐주시면 된다,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보자"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 6일 유가족을 조롱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에서 먹을거리 행사를 연 '일간베스트저장소' 회원들을 비판했다. 이날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은 광화문광장 앞에서 '국민들은 세월호 특별법을 반대한다, 북한으로 돌아가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저분들한테 절대 화내거나 시비 걸지 말라"면서 "팽목항에서 사복 경찰이 유가족 사이에 끼어들어 분란을 많이 일으켰다, 정부가 원하는 게 그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 여러분이 유가족들에게 힘을 주시면, 저는 일베 회원들에게 욕먹고 이 자리에서 물러나도 상관없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사고가 나면, 정부 실무자들만 처벌해왔다"면서 "저희 요구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이 부여되면 정부 책임자까지 처벌할 수 있다,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저희가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고 박성호군의 어머니 정혜숙씨는 최성호군의 아버지 최경덕씨가 쓴 편지를 대신 읽으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여당과 야당은 우리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자기들끼리 합의했다, 특별법 제정을 해야 한다면서 언제든 찾아오라고 했던 대통령은 이제 자신이 개입할 일이 아니라고 한다"면서 "(보수 세력은) 보상, 시체 장사, 의사자라는 단어로 자식 잃은 부모의 가슴을 후벼 파더니, 이젠 경제 살리기를 저희가 가로막고 있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정혜숙씨는 이어 "가족이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에 조사권·수사권·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가족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고 법을 만들면 그 법에 의해 진행될 진상조사 역시 가족의 이야기를 경청하지 않을 게 뻔하지 않느냐"면서 "이렇게 시간을 끌면서 진실이 밝혀지는 게 어려워지길 바라는 세력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들에게 "아직 진실을 알리는 언론이 있고, 진실을 밝히려는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면서 "당신 주위에 있는 분들에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함께 외쳐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