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외성은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고려시대에 만들었는데, 토성이라 무너져 내린 것을 조선 숙종 때 다시 보완해서 쌓았습니다.
문희일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본섬인 강화도 외에 석모도와 교동도 그리고 볼음도 등 세 개의 큰 섬과 부속도서를 합해서 총 십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나들길이 난 곳은 강화 본도와 석모도, 교동도, 볼음도 정도이다. 그러니 앞으로도 얼마든지 더 좋은 길이 생길 수 있다.
북한이 건너다보이는 강화 북쪽은 아직 나들길이 만들어져 있지 않다. 그래서 강화나들길은 '미완의 길'이다. 민통선 안의 동네를 두루 걸을 수 있는 길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강화나들길은 완성될 것이다.
강화대교 근처에 있는 갑곶돈대에서 출발해 초지진까지 가는 총 길이 17km인 '호국돈대길'은 강화도의 지리적인 위치를 잘 보여준다. 강화와 김포 사이를 흐르는 바다는 서울로 들어가는 길목같은 곳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이곳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군사 시설들을 만들었다. 지금으로 보자면 대대급 규모인 진(鎭)과 보(堡)를 4개씩이나 이곳에 두었고 그 아래 소대급 규모인 돈대(墩臺)도 십여 곳이나 있다. 말하자면 호국돈대길은 나라를 지킨 선조들의 얼을 떠올려 보며 걷는 길이다.
갑곶돈대에서부터 길을 걷기 시작했다. 고려시대에 몽골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았다는 강화외성을 따라 걷는다. 세월이 오래 흐르다보니 흙으로 쌓은 성의 흔적이 많이 사라졌다. 더구나 도로가 만들어지면서 성의 자취는 찾아보기가 더 어려워졌다. 그러나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강화외성의 흔적을 찾다보면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흙을 져다 나르고 다지며 성을 쌓았을 선조들의 노고가 보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