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억류 미국인 매튜 밀러씨 재판 14일 예고

구체적 혐의는 안 밝혀... '특사 파견' 등 해결 촉구 압력으로 풀이

등록 2014.09.07 13:15수정 2014.09.0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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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개월째 억류 중인 미국인 관광객 매튜 토드 밀러(24)씨에 대한 재판을 오는 14일 진행한다고 7일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를 통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재판소에서는 해당 기관의 기소에 따라 억류된 미국인 밀러 매튜 토드에 대한 재판을 9월 14일에 진행하기로 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앞서 지난 4월 입국 과정에서 관광증을 찢는 등 자국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밀러 씨를 억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밀러 씨는 입국 과정에서 관광증을 훼손하고 "(정치적) 망명을 위해 (북한에) 왔다"고 큰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보도에서 밀러씨가 어떤 혐의로 재판을 받는지 등 구체적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북한은 재판에서 밀러씨가 '적대행위'를 했다며 형을 선고하고 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밀러씨는 지난 1일 방영된 미국 CNN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나는 곧 재판을 받을 예정이고 이 인터뷰가 내겐 마지막 기회"라며 미국 정부가 자신의 석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 북한의 밀러씨에 대한 재판 예고 발표는 자국민 보호를 최고 명분으로 하고 있는 미국에 더욱 압력을 가해 특사 파견 등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 2일 정례 기자브리핑에서 "북한에 억류된 세 미국인을 데려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미국 시민의 복지와 안전보다 더 높은 우선순위(priority)는 없다"며 "이를 위해서 모든 수단을 다 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밀러씨와 함께 억류 중인 또 다른 미국인 관광객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56)씨에 대해서는 지난 6월 30일, '적대행위' 혐의를 확정하고 기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파울씨는 올해 4월 29일 방북한 뒤 출국하려다 호텔에 성경을 놔둔 혐의로 체포된 바 있다. 하지만 파울씨의 재판 날짜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현재 북한은 한국계 미국인인 케네스 배(46)씨를 포함해 모두 3명의 미국인을 자국법을 위반한 혐의로 억류하고 있다. 15년의 징역형이 선고된 케네스 배씨는 지난 2012년 11월 함경북도 나선을 통해 입북했다가 국가전복 음모죄로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억류 중이다.
#북한 억류 미국인 #미 국무부 #북미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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