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제정 범국민 서명운동 중인 김진영씨
강중인
수유역에서 처음 피켓을 든 날 그녀가 시민들에게서 들은 첫마디가 "아직도 안 끝났어요? 다 마무리된 줄 알았는데…"였다. 가장 많이 듣는 소리기도 하다. 간혹 '미안하다'며 응원의 말을 해주고 가는 이들도 있고 버스 타고 지나다가 내려서 '고생한다'는 말과 함께 음료수를 건네주고 가는 이도 있는다.
그런가 하면 "나라 팔아먹을 인간"이라며 욕설을 서슴지 않는 이들도 있다. 또 어떤 날은 바닥에 비스듬하게 걸쳐 놓은 피켓 위에 올라서서 발로 짓이기는 이가 있는가 하면 우산대를 접어 찌를 태세를 취하며 위협을 가하는 이도 있다.
여자라서일까, 그녀의 동료인 신웅철씨가 서 있을 때는 상황이 이만큼 험악하진 않다. 그는 30대의 회사원이며 신학 공부를 하고 있는 세 살짜리 아이의 아빠다. 간혹 못마땅한 얼굴로 쳐다보며 지나가기는 해도 욕설을 하거나 위협을 가하는 이는 없다고 한다.
그는 "안 좋은 표정을 하고 지나가면서도 아마도 제가 젊고 남자다 보니까 함부로 말을 한다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시는 분이 열 명이라 해도 단 한 명에게서 따뜻한 격려의 말을 듣게 되면 그간의 쌓인 피로는 물론이고 오히려 더 힘이 나고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게 되죠. 남성분들의 참여가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현재 서울 경기지역을 비롯해 인천, 강원, 충청, 영호남 전국 각지에서 리멤버0416 회원들이 1인 시위를 하고 서명 운동을 하고 있다. 김진영씨는 말했다.
"가장 힘이 빠지고 답답할 때는 비판적인 말을 들을 때보다 '세월호 아직도인 거야? 다 끝난 거 아니야?'하는 무관심한 사람들을 볼 때고요. 사실 비판하시는 분들은 가치관이 다를 뿐이니까 그러려니 하겠는데 무관심인 분들을 뵈면 마음이 많이 무겁죠. 그런가 하면 참여하고 동참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어떻게 하면 함께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을 받을 때도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