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인천항 개항 후 20세기 ‘경제 개발기’형 산업체와 인재가 인천을 찾았다면, 21세기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이젠 ‘21세기’형 첨단산업체, 물류ㆍ금융 등 서비스업체와 인재가 인천을 찾고 있다.
시사인천 자료사진
8도 사람들 '해불양수'의 도시로전국 8도에서 인천에 올라온 이들은 봉건체제 사고의 틀을, 전근대적 사고의 틀을 스스로 부수고 나온 개척자(프런티어)였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용기와 능력으로 누르고 인천에 오기 시작한 것이다.
인천에서 발생한 일자리는 농어업이 아니었다. 등대를 다루려면 기계와 전기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호텔에서 일을 하려면 최소한 중국어나 일본어, 영어 중 하나는 해야 했다. 또 우편을 배달하려 해도 최소한 행서 정도는 읽을 수 있어야 했다.
이를 두고 조우성 <인천일보> 주필은 "8도에서 능력 있고 용기 있는, 낡은 체제와 사고의 틀을 부순 이들이 인천에 오기 시작했다. 이게 오늘날 인천의 밑바탕이 됐다. 신문물이 도입됐는데 이에 대한 이해와 실력을 배제한 채 지역이나 학연, 혈연에 의해 인재를 선발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인천은 능력을 보고 사람을 선택했다. 그렇게 인천에서 새로 생긴 변화는 8도로 퍼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항 후 인천의 풍경은, 사람을 출신성분이 아니라 그가 지닌 능력을 토대로 보기 시작했다. 지용택 새얼문화재단 이사장은 인천의 이 같은 특성을 '해불양수'라 했다. 바다는 물을 가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인천은 살기 위해서 각지에서 모여든 사람들을 포용했다. 8도에서, 심지어 외국에서도 모여들다보니 따로 특정지역 세력이 주인일 수 없는 도시이며,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도시가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항 후 인천에는 군수산업·자동차산업·철강산업, 중공업, 수출산업공단 지정 등으로 일자리가 더 늘었고, 이 일자리를 찾아 각지에서 모여 들었으며, 인천은 인구 1만의 경기만의 제물포에서 300만 도시로 거듭났다.
인천공항 개항, 세계로 세계로인천의 가장 큰 변화는 1883년 개항, 1960~70년대 수출산업단지 가동, 1985년 500만 평 규모의 남동공단 가동,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 2003년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이다.
인천항 개항이 외세에 의한 강제 개항이라면,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은 세계로 진출하기 위해 스스로 결정한 개항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인천상공회의소가 매출액 10억 원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2003~2008년 인천의 전출입을 분석한 결과, 기업체 613개가 인천을 떠났고, 492개가 인천을 찾았다.
인천을 떠난 기업체들은 주로 경기도로 이전했다. 65.3%가 경기도으로 이전했고, 다음으로 서울(16.6%)과 충청권(8%)이 많았다. 인천에 온 기업은 경기도와 서울이 각각 49.7%와 42.0%를 차지했다.
이는 산업구조의 변화를 시사한다. 또 인천이 지닌 좋은 물류환경과 수도권 배후 시장의 이점, 노동인력 수급의 안정성 등이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인천의 산업구조는 특히 경제자유구역을 선두로 재편되고 있다. 기존 자동차·철강 산업과 중공업, 전자·기계부품, 목재산업 이외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등 바이오산업이 문을 열었고, 스태치코리아와 앰코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업체가 영종도와 송도에 입주할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만 해도 공항 운영을 포함한 연관 산업에 4만 5000여 명이 종사하고 있다. 인천항도 인천남항 국제여객터미널과 인천신항이 개장하고, 이는 한-중 '해운 자유화' 협정이 체결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김재식 인천상공회의소 부장은 "인천항 개항 후 20세기 '경제 개발기'형 산업체와 인재가 인천을 찾았다면, 21세기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인천경제자유구역 지정으로 이젠 '21세기'형 첨단산업체, 물류·금융 등 서비스업체와 인재가 인천을 찾고 있다.
이들은 21세기 프런티어다. 인천은 '21세기'형 인재를 육성하고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나아가 동북아는 물론 세계 각 지역의 인재들을 인천에 오게 해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 인천이 동북아 국제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에는 지금도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하지만 인천을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인천은, 꿈을 찾아왔지만 때가 되면 언제든 떠나는 곳이기도 하다. 인천을 떠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중에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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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항 개항 이후 인천에 온 '전국의 개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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