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지원 박람회를 찾은 젊은이들
이정민
2일 오후 1시 인천시청역사에서 일자리 박람회가 진행됐다. 고등학생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부스마다 마련된 다양한 업체 담당자도 홍보에 열을 올리며 분주히 움직였다.
인천시는 이번 박람회에서 직업심리검사관, 일자리 홍보존, 건강살핌관, 이력서무료사진촬영, 일자리 매칭 컨설팅 존, 의무지원실, 문서지원실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준비했다. 하지만 이력서 사진촬영 부스 외에는 대부분 텅 빈 공간이 많았다.
중앙에 배치된 업체 면접 부스는 어떨까. 몇몇 기업체에 구직자들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눈길을 끌었다. 항공사, 병원, 유관 공사, 호텔, 연봉 3천만 원, 전일제 사무직 등의 조건이 구직자 발길을 잡았다. 하지만 면접을 마치면 이내 한숨 섞인 소리만 가득했다.
20대 구직자 A씨(여)는 항공사 면접을 마친 후 기자와 만나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사전에 항공사 직종을 특정해서 왔다. 이력서도 준비해서 면접까지 했지만 인터넷으로 다시 지원하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A씨는 이력서도 내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30대 구직자 B씨(남)는 경력직으로 중견기업 면접을 봤다. 연봉도 좋고 전일제 근무라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B씨도 이력서만 내고 조건이 맞지 않다는 답만 들은 채 발길을 돌렸다.
50대 구직자 C씨(여)는 나이, 경력 등이 맞지 않아 일반 생산직 사원 면접에도 떨어졌다. 80대인 D씨(남)는 부스 한쪽 구석 의자에 앉아 멍하니 현장만 쳐다봤다. D씨는 기자에게 "나 같은 늙은이가 온 게 주책없지. 괜히 와서 젊은 사람들한테 욕만 보이는 것 같아 미안하네"라고 씁쓸함을 토로했다.
이 밖에 1시간 동안 6명의 면접상담을 했던 업체 관계자는 "아쉬움도 많고 실망감도 크다. 조건이 맞지 않아 그냥 가버리는 면접자가 대부분이다. 우리 같은 생산직 업체는 면접자 보기도 하늘에 별 따기"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사전에 맞춤식 홍보를 통해 나이, 성별, 경력별로 업체와 설명회를 했다면 서로가 좋은 결과를 얻었을 텐데 업체별로 조건 간극이 너무 심하다 보니 아쉬울 뿐"이라고 심경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