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옮기는 도중에 할머니가 없는 틈을 타서 다른 사람들이 모아둔 폐지를 훔쳐가기도 한다.
조찬현
할머니는 하루 종일 폐지가 있을 만한 시내의 상가를 돌아다니며 폐지를 주워 모은다. 이렇게 모은 폐지는 차곡차곡 쌓아 밧줄로 묶어둔다. 저녁 무렵이 되면 손수레에 옮겨 싣고 집 근처 공터로 향한다.
이렇게 옮기는 도중에 할머니가 없는 틈을 타서 차를 가지고 폐지를 줍는 다른 사람들이 이따금씩 할머니의 폐지를 통째로 훔쳐가기도 한다. 할머니는 잃어버린 자신의 폐지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여수시청에 신고해도 안 찾아준다며.
"차 갖고 다닌 사람이 훔쳐가기도 해요. 시청에 신고해도 도움을 안 줘요.""자초지종을 자세히 얘기하면 도움을 줄 겁니다. 시청 민원실에 다시 한 번 가보세요"라고 기자가 말하자, 전혀 도움을 안 준다며 "시퍼 보인께 그란 갑소, 내 생각이 그래"라며 혼잣말처럼 내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