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 문학동네
조지프 헬리넌
인간은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다. 또 상대방은 나의 상황을 살펴가며 부탁을 하지 않기에 특히나 바쁘고 정신이 없을 때 부탁받은 건 잊어버리곤 한다. 이에 실수를 줄이기 위해 아직도 사회초년생이지만 지금까지 하고 있는 실수를 줄이기 위한 것 중 하나가 '기록'이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라는 말이 있다.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그 원인은 '대부분 인간의 실수이기에 완벽하지 않아도 최선을 다했으면 충분하고, 실수에서도 배울 것이 있었다면 실수는 한 단계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자기계발 서적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이 나에게 닥친다면 나 스스로를 비난하거나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결국 인간은 비난받는 대상이 되고 만다. 이런 내게 실수가 우리의 잘못이 아니라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것이 아닌, 마음을 보듬어주는 책 <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를 만나게 돼 소개하고자 한다.
실수의 상당수는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인간은 주변 세계를 보고 기억하고 인지하는 과정에서 특정한 구조적 편향(systemic biases)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구조적 편향 때문에 실수를 저지른 다고 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오른손잡이는 건물에 들어설 때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우리 대부분은 숫자7이나 푸른색 계통을 이유 없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한다."(본문 중에서)나 또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릴 때만 양손을 사용할 뿐 오른손잡이 이기에 오른손으로 물건을 잡고, 상대방의 오른쪽에 서서 발맞추어 걸을 때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그랬던 것일까? 어렸을 때 공기놀이 할 때면 익숙하지 않은 반대손(왼손)으로 하면 더 많은 점수를 준다고 하여 열심히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 이것 또한 우리가 반대손(왼손)으로 공기놀이를 하면 공기알을 떨어뜨릴 '실수'가 많다는 것을 알고 실수를 줄이기 위한 훈련이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였을 때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지?
"두 번째로 무엇을 기대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과 그 속에서의 행동양식까지 달라진다고 말하고 있다. 한 조사에서 피실험자들에게 낯선 남자를 소개한 뒤 그 남자의 직업이 트럭 운전사라고 알려줬다. 그러고 나서 남자의 몸무게를 물었더니 피험자 대부분이 남자의 몸무게를 실제보다 무겁게 대답했고, 반대로 동일한 남자의 직업을 댄서로 소개하였더니 실제보다 가볍게 추측했다. 쉽게 말해, 우리 대부분은 스스로 확실히 안다고 여기는 것들을 실제로는 정확히 모른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가 그것들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설계되어 있다.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이 제한되어 있는 인간에게 멀티태스킹(multitasking, 다중적인)은 인간의 한계를 끊임없이 시험케 한다고 말하고 있다."(본문 중에서)
회사는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한 사람이 처리해야 할 일은 이전보다 더 많아지면서 업무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멀티태스킹'이 나오고 있다. 멀티태스킹이 실수를 불러 온다는 것은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꼭 업무가 아니라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걸어가고 메신저를 하는 동시에 3가지를 하다 보면 지나가는 사람과 부딪힌다거나 메신저에 오타가 난다거나 사소한 거라고 넘어갈 수 있지만 이것 또한 분명한 실수이기에 사과한 다거나 오타를 바로 잡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인간은 대충 훑어본다"실수를 솔직히 인정하는 업종이 얼마나 될까? 실수를 인정하는 많지 않은 업종 가운데 한, 그것도 실수한 다음 날 바로 인정하는 업종이 바로 신문업계 라고 한다. 신문 기사를 읽을 때 모든 문장, 모든 단어, 모든 철자까지 낱낱이 분석하며 읽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저 내용을 이해하기에 필요한 정도의 단어와 문장만 읽으면 충분하다. 이처럼 어떤 대상을 대충 훑어보는 성향을 '교정자 실수 (proofreader's error) 라고 부르며 특히 익숙한 것일수록 간과하기 쉽다고 한다. 있는 그대로를 보지 않고 '그러리라고 생각되는 부분만' 바라보기 때문이다."(본문 중에서)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내가 쓴 사업계획서나 글을 갓 들어온 인턴이나 가족들에게 읽어 보라고 하면 바로 오타를 찾아냈다. 내가 보았을 때는 보이지 않던 그 글자가 왜 다른 사람 눈에는 들어올까? 이미 다음 문장은 이렇게 전개될 거라고 앞서 생각하기에 현재 지금 시점의 글을 제대로 못 읽고 넘겼던 것이다.
"때론 '정황' 에 의존하여 사건을 인식하기도 한다고도 한다. 정황을 배제한 채 무언가 혹은 누군가를 인식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갑작스럽게 누군가와 맞닥뜨렸을 때 그 사람이 누구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본문 중에서)'세탁소 직원이었나? 식당에서 본 사람인가?...' 이 때 그 사람의 '정체'를 규명할 가장 좋은 방법은 '소속'을 확인하는 것이다. 보는 것뿐 아니라 읽을 때에도 정황이 위력을 발휘한다. 신문에 표제가 붙고 사진에 자막이 붙는 것은 독자들이 기사를 읽으면서 내용을 곧바로 파악하도록 돕는 기능을 한다.
당신의 한계를 인식하라"원인을 찾아내는 일이 늘 쉽지만은 않은데 인간의 실수도 마찬가지다. 실수의 원인을 분석하려면 인간이 가진 동기에 대해 깊이 이해해야 한다. 인간의 행동이 반드시 자기 의지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고 때로는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행동할 수도 있다. 게다가 자신에게 편향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 과신, 뒤늦은 깨달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인간의 판단은 왜곡된다. 그 중 '정보과잉' 도 한 몫을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많이 보고, 듣고, 읽을수록 사람들은 아는 것도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아는 것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 많이 안다는 자신감만 커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은 이 사실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인간에게는 소용이 있든 없든 정보를 과도하게 축적하려는 욕구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