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게 저녁밥을 먹고 민박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 일행이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박현국
23일 오후 일본 시코쿠 도쿠시마시 남쪽 산 속 마을을 찾아갔습니다. 바닷가에 이어져 있는 도쿠시마에서 누마에(沼江) 강물을 거슬러 16번 현도 뚝길을 따라갔습니다. 약 한 시간 산길을 따라 달려서 해발 650미터 산속 마을 민박집에 도착했습니다.
밤 8시 쯤 도착하여 민박집 부부가 차려주는 저녁 밥상을 마주했습니다. 84세 할아버지와 80세 할머니가 차려주신 저녁 상은 징수성찬 말 그대로였습니다. 방어새끼를 구입하여 소금에 절여서 초밥을 만들었습니다.
토란 줄기로 장아찌를 만들어서 날치와 버무려서 반찬을 만들었습니다. 이나리스시라고 하여 밤에 검정콩, 감자, 지단을 따로따로 익혀 섞어서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집에서 만든 된장으로 끓인 된장국과 국수를 준비했습니다.
산 속 마을은 50 여 년 전 삼나무 값이 가장 비쌌습니다. 삼나무를 심으면 나라에서 보조금을 주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앞을 다투어 해발 700여 미터 높은 지역에 있는 계단식 논에도 삼나무를 심고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삼나무가 자라면 비싼 값에 팔릴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고도 경제 성장기를 거치면서 인건비가 오르고, 사람들이 도시로 몰리면서 산 속 마을은 점점 조용해지기 시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50 년이 지나 그 때 심었던 삼나무는 한 그루 값이 무 한 개 값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산속에 있는 나무를 베어서 차가 다니는 길까지 운반하고, 다시 제재소까지 운반하는 비용이나 인건비를 제하고 나면 남은 돈이 무 한 개 값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러시아나 캐나다에서 나는 나무가 싼 값에 수입되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제 산 속에 사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마을을 유지하기도 힘들게 되었습니다. 나라에서도 여러 가지 보조금이나 정책 자금을 주면서 마을 살리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결과 산 속 마을 80 대 노부부가 운영하는 민박집을 도시에서도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