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홍콩섬 정상에서 내려다 본 홍콩섬 중심가. 바다건너 가 구룡반도다.
김갑봉
홍콩은 WTO(세계무역기구), IMF(국제통화기금), ADB(아시아개발은행), IOC(국제올림픽위원회) 등의 회원국이며 홍콩 행정장관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에 참가한다. 면적은 1104 제곱킬로미터로 인구는 약 694만 명이다. 2012년 기준 GDP는 3755억 달러이고, 1인당 GDP는 약 5만 1000달러다. 그 경제기반을 보면 93%가 서비스 산업이고, 전 지역이 면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홍콩과 인접한 곳이 바로 중국의 1세대 개혁개방 경제특구 선전이다. 광저우항과 함께 광동성의 관문 역할을 하는 선전항은 지난해 물동량 2327만 8000TEU를 처리하며 홍콩항을 제치고 3위를 차지했다. 선전과 바로 붙어 있는 홍콩은 선전의 제조업 발달로 인해 주 업종을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전환해야 했다. 기존 제조업 공장 시설은 중국과 베트남으로 이동했지만, 본사는 홍콩에 있는 경우가 많다.
홍콩은 국제 물류도시이기도 하다. 홍콩항은 중국의 1세대 경제특구인 광저우, 선전, 주하이 등 주강삼각주경제권의 관문항으로 상하이항이 발달하기 전까지 중국 제1 관문 역할을 했다. 홍콩항은 2013년 한 해 물동량 2228만 8000TEU(인천항의 11배)를 처리해 2012년 2311만 7000TEU에서 3.6% 감소하긴 했지만 세계 4위 항만(5위 부산항 1760만TEU)에 해당한다.
유통, 물류, 금융계에서 중국에 관심 있는 자본들이 홍콩에 들어온다. 또 중국과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으로 홍콩 경제는 점차 중국 경제와 한몸이 돼가는 중이다. 이렇게 홍콩은 제조업 도시에서 물류 도시와 금융 도시, 서비스업 도시로 전환했다.
홍콩은 중국의 성장에 힘입어 국제 금융허브 경쟁에서 싱가포르를 제쳤고, 남은 건 상하이와의 경쟁이다. 올해 홍콩의 교역 결제화폐 중 중국 위안화가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위안화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어 홍콩 경제와 중국 경제는 더욱 한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콩, 중국 덕 톡톡히 봐홍콩은 전형적인 소비도시다. 2013년 기준 약 5400만 명이 홍콩을 방문했다. 런던이나 밀라노보다 명품 브랜드점이 많이 입주해있어 대부분의 방문객은 쇼핑하러 오는 이들이다. 이중 4500만 명이 중국인이다. 홍콩 면세점에는 이제 할인판매가 없다. 수많은 면세점이 할인판매를 못 하는 것은 바로 중국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몽땅 싹쓸이해가기 때문에 팔 물건이 없고, 그래서 할인판매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이다. 중국 대륙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넘어와 거리에 사람들이 넘쳐나는 게 다소 불편하지만, 홍콩은 이제 '중국과 가까워질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홍콩의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다 보니 자연스레 금융업과 금융 관련 서비스업이 상당히 발달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의 금융허브 역할을 한다. 2013년 기준 홍콩에 유입된 자본은 770억 달러(약 79조 2500억 원)로 세계 4위 규모고 홍콩을 통해 나가는 자본은 920억 달러(약 94조 6900억 원)로 세계 5위 규모다. 1년에 약 174조 원에 달하는 금융자본이 홍콩에서 거래되고 있는 셈이다. 이중 약 40%는 조세 피난 목적으로 유입되고 나가는 돈이지만 상당한 금융자본이 홍콩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아울러 홍콩은 중국 자본의 대외 창구이자, 해외 자본의 대중국 창구이다. 중국 위안화가 자유롭게 거래되는 곳이 아직 홍콩에 국한 돼 있다 보니, 중국에 투자하려는 기업의 자본이 홍콩을 통해 중국으로 들어가고, 또 반대로 중국 자본도 홍콩을 통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홍콩의 투자유치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은 홍콩투자청이다. 홍콩투자청은 세계 28개 도시에 지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현지 고위직을 연결해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사이먼 갈핀 홍콩투자청장은 "한국의 법률, 회계 업체들이 홍콩의 이런 여건과 기회를 활용해 중국의 여러 지역이나 한국으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며 "GE(제너럴 일렉트릭)의 2인자는 홍콩에 머물며 회사를 관리하고 있고, 슈나이더와 인피니티의 경우 글로벌헤드쿼터(본부)를 홍콩으로 정해 기업 활동을 펼치는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홍콩을 주 무대로 활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이 국제 금융도시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완전 자유화된 시장체제가 있다. 홍콩 여권을 가진 사람은 150개국을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다. 또한 영어와 중국어가 홍콩의 공식 언어인 점도 강점이다. 또한 국제학교와 국제병원을 갖추고 있고, 인지세(한국의 취·등록세)와 보유세, 증여세, 상속세가 없다. 게다가 노동시장은 고용과 해고가 완전히 자유롭다. 말 그대로 자본의 천국이나 다름없다. 그러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창업하기 좋은 곳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32개국 200개 회사가 홍콩에 지점을 개설했다.
중국 정부가 제2의 홍콩이나 다름없는 자유무역시범구를 상하이 푸동신구에 지정하면서 상하이는 홍콩의 유력한 경쟁도시로 꼽힌다. 하지만 홍콩투자청은 제도가 똑같더라도 홍콩이 정보의 유통이 더 자유롭고, 홍콩달러는 미국달러와 바로 교환되며, 위안화는 현재 자유롭게 해외로 못 나가지만 홍콩에서는 자유롭게 거래되고 있어, 홍콩이 국제 금융도시를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