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공사장 입구에서 피켓을 들고 앉아 있다.
조정훈
송전탑 공사 중단과 지중화를 요구하며 38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주민들과 송전탑 준공을 앞두고 있는 한국전력과의 대화가 의미없이 끝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지난 27일 오후 송전탑 공사현장 인근에서 송전탑 반대주민 대표와 공동대책위, 한전 등 3자가 모여 공사 중단과 지중화에 대한 논의, 폭력적 공사 강행에 대한 사과 등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이날 대화는 지난 18일 경북도청에서 주선한 1차 대화에 이은 2차 대화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한전에서 김성암 남부건설처장과 이강현 대구경북건설지사장이 참석했고 주민대표로는 빈기수(51)씨와 김춘화(64), 조봉연(75) 할머니가 참석했다. 송전탑반대대책위의 변홍철, 서창호 인권운동연대상임활동가도 자리를 함께 했다.
주민들 "송전탑 중단-지중화 논의해야"... 한전 "공사 중단은 어려워"주민들과 공동대책위는 23호 송전탑 공사의 중단과 지중화를 위한 논의를 갖자고 제안하고 지난 6년 동안 공사를 강행하면서 동네주민들이 분열하고 상처를 입은 데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전 측은 지중화가 불가능한 이유를 설명하는 자리는 마련할 수 있지만 공사 중단은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2시간여의 대화는 아무런 소득도 없이 끝이 났고 주민들은 더욱 반발하고 나섰다. 회의에 참석했던 빈기수씨는 "철탑이 저렇게 올라가고 있는데 한전은 한 치의 양보도 보이지 않는다"며 "추석 전까지 만이라도 공사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 실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