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중단한 김영오씨 "첫 끼니, 마음이 뭉클하다"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시립동부병원 입원실에서 46일간 단식을 해 온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단식 중단을 선언하고 첫 끼니로 먹은 미음 200cc 빈 그릇을 병실 밖으로 내어오고 있다.
이희훈
[2신 보강: 28일 오후 1시 7분]단식 중단, 새누리당 측 성과 아냐...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는 28일 오전 11시 김씨가 입원한 동대문구 용신동 서울시동부병원 입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오씨가 '아빠마저 잃을 수 없다'는 둘째딸의 만류와 건강이 악화한 노모를 고려해 단식을 중단하고, 장기적인 싸움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경근 가족대책위 대변인(고 유예은 양의 아버지)은 "단식 중단의 결정적인 이유는 사랑하는 가족들 때문"이라며 "(김씨가) 노모와 둘째딸 등 가족들을 다시 잃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과거 대장암 병력이 있던 김씨의 노모는 소식을 안 뒤 충격으로 수술 부위에 이상이 발생했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김씨는 수척한 모습으로 주사 바늘을 왼팔에 꼽은 채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는 "유나(둘째딸)가 저와 같이 밥을 먹고 싶다며 걱정을 너무 많이 했고, 어머니께서도 (단식 소식을) 안 뒤 계속 우셔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입원실 문 앞에는 "관계자외 출입금지, 유민 아빠의 절대 안정을 위해 면회가 불가합니다"라 쓰인 종이가 붙어있었다.
"국민들,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힘 모아 달라" 유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측이 단식 중단 소식을 듣고는 (새누리당이) 두 차례 유족과 만난 것의 성과라고했다는데 부끄러운 줄 알라"며 "양자간 얼마나 불신이 깊었는지 확인하는 자리였을 뿐 아무것도 (성과가) 없었다, 이런 입장을 철회하거나 사과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대화를 중단할 수 있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김씨는 여전히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대통령에게 요청한 면담을 기다리고 있다. 유가족들은 "김씨는 동조단식 중인 문재인 의원 등 국회의원들에게도 단식을 끝내고 국회로 돌아가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위한 싸움에 함께 할 것을 부탁했다, 단식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힘을 모아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희생자 가족들 중 어느 누구도, 한 명도 성금이나 보상금 등 어떠한 돈 한 푼도 받은 적이 결코 없다"며 "이후 이 문제로 인해 루머나 마타도어를 양산하고 퍼트리는 분들에게는 더욱 적극적인 대응 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김씨의 둘째 딸인 김유나 양은 최근 아버지와 관련한 루머와 악플 등을 보며 심정적으로 괴로워했다고 대책위는 전했다. 이들은 김유나 양이 <오마이뉴스>와 한 단독인터뷰를 언급하며 "딸이 직접 나서서 해명하니 다행이라는 생각보다는, 보호받아야 할 어린 소녀마저 이렇게 나와야 한다는 생각에, 유나가 감당해야 할 것들에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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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주치의인 이보라 서울시동부병원 내과과장은 "지금껏 어쩔 수 없이 수액 치료만 해왔는데 이제라도 단식을 중단하게 돼 주치의로서 매우 다행"이라면서도 "그러나 보식 과정에서 신부전증, 호흡부전 등 생명의 위험을 지닌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이후 병원에서 미음을 먹으며 건강을 회복한 뒤,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가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유족들은 "유민 아빠가 광화문으로 돌아갈 필요 없이 마음 놓고 회복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속히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게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 달라"고 부탁했다.
[1신 보강 : 28일 오전 9시 44분]'유민 아빠' 김영오씨, 단식 중단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