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호선 정의당 대표
이영광
- 단식을 시작한 지 6일째입니다. 19일, 양당 재합의가 단식을 시작하게 된 원인 같은데 무엇이 문제입니까?"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첫 번째 합의는 유가족을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그걸 막기 위해 새정치연합 의총장에 가서 항의하고, 양당 원내대표에게 가서도 항의했죠. 어쨌든 저희 때문만은 아니지만, 철회되었죠. 그러나 다시 재협상하는 데 결과도 맘에 안들지만, 과정도 문제였어요.
그런 상태에서 재재협상을 하는 것이 어렵다고 봐서 정의당 의원들이 할 일이 많지 않겠다고 보고, 정당으로서는 국회에서 할 수 있는 일에 한계를 느꼈죠. 최후 방법으로 단식농성 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나왔어요."
- 재재협상이 어려우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박영선 원내대표가 재재협상은 없다고 말했지만, 24일 3자 협의체 제안은 재재협상을 하자는 거였죠.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미 두 번이나 협상해서 합의했는데 그걸 파기하면 되겠느냐? 재재협상 없다'고 했죠. 저는 재재협상을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지만, 문제는 가족들 뜻이 중요해요. 기존 양당협의가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해야 해요.
두 번째는 상설특검법이란 틀 내에서 국회 추천 4명을 어떻게 하느냐잖아요. 그것에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박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 시절에 상설특검법을 통과시켜서 그것에 애정이 있겠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죠. 이 특별법은 말 그대로 특별한 법이기 때문에 특검을 벗어나서 진상규명이 가능한 법을 만들어야 하죠. 3자 협의체가 좋은 안은 아니지만, 괜찮다고 봐요."
- 일반인 유가족은 합의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던데..."그게 좀 걱정이에요. 일반인 유가족의 판단을 존중해야겠지만, 그래도 대다수 유가족은 역시 기소권과 수사권이 있는 특별법을 바라고 있어요. 즉, 다수 유가족은 지금 재협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죠. 그것을 정치권이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 지도부는 광화문에서 단식하고, 의원들은 청와대 앞에서 하는데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아시다시피 당이 작아요. 그래서 주목받지 못하지만, 두 가지 문제의식이 있어요. 하나는 새누리당-새정치민주연합에 의해 결국 특별법이 좌초되고 유민 아빠 목숨도 위험해진 상황이죠.
현재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나서야 해요. 대통령은 정치인입니다. 그리고 여당의 실질적 지도자죠. 또 가족에게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어요. 그래서 청와대에 촉구하는 것이 필요했죠. 또 한 편으로 이것을 관철시키기 위해 더 많은 국민의 뜻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청와대는 의원단이 하고, 광화문은 지도부가 하고 있죠."
- 직접 광장에 나와 단식을 하니 어떻습니까?"오늘 6일째인데 아직은 괜찮아요. 유민이 아빠는 단식 44일째입니다. 제가 보기에 얼마나 더 버틸지 모릅니다. 저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함께 하기 위해 나왔어요. 유민 아빠가 병원에 실려 가고 나서 단식 열기가 오히려 더 배가 되고 있어요. 농성장을 둘러보면 아시겠지만, 종교인은 물론이고 영화인, 만화인, 문학인 등 예술인들이 많이 찾아주셨어요. 정치 이전에 사람으로서 공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겠죠. 저보다 훨씬 오랜 기간 단식하고 있는 분도 계세요. 그들도 아직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요."
- 어떤 생각을 하세요?"고민이죠.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두 가지인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 대한 분노 그리고 어떻게 이 문제를 풀지에요. 그간 박 대통령이 해 온 걸 보면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분노와 답답함을 동시에 갖고 있어요. 뾰족한 방법이 안 보여요. 정의당이 나선다고 해서 해결될까 하는 무력감도 있어요. 그러나 어찌 됐건 저희가 먼저 단식하기 시작했고, 당원들도 많이 모였죠. 다행이에요."
- 24일, 가족대책위에서 국정원이 유민이 아빠를 사찰했다고 하던데..."이미 SNS에 유민이 아빠에 대한 사생활과 유언비어, 흑색선전이 돌고 있어요. 그 배경에 국정원이 있지 않나 하는 의혹이 들어요. 댓글을 달고, 그들이 관리하는 단체들을 이용해서 유언비어를 퍼뜨린다는 의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