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이우환의 작품 '휴식'
이상기
미나미데라는 안도 다다오의 설계로 절터에 신축한 건물로, 그곳에 제임스 터렐(James Turrel)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작품은 터렐의 전매특허인 빛의 예술로 '달의 뒷면(Backside of the moon)'이다. 하이샤는 치과의원 겸 주택으로 사용되던 건물에 오다케 신로의 작품을 설치했다. 이 건물은 겉에서 보면 유령의 집 같다. 벽을 진한 갈색으로 칠하고, 집의 상단부에 스피커를 달고, 벽 밖으로 배의 일부를 돌출시켰기 때문이다. 오다케는 이 집의 주제를 '혀 위의 꿈(舌上夢)'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2004년 나오시마에는 지중미술관(地中美術館)이 문을 열었다. 이름처럼 건물 전체가 땅 속에 묻혀 있고, 지하 전시실에 모네, 월터 드 마리아(Walter de Maria), 제임스 터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빛의 예술가로, 빛을 건축에 활용한 안도 다다오의 건축미학과 맞아 떨어져 이곳에 전시될 수 있었다. 이후 안도와 터렐은 다른 곳에서도 계속해서 함께 작업하고 있다.
나오시마에서 이루어진 가장 최근의 작업은 이우환 미술관 개관이다. 2010년 제1회 세토우치 국제예술제(Setouchi Triennale)에 맞춰 안도와 이우환의 공동 작업으로 진행되었다. 이우환은 공간의 여백을 강조하는 예술가다. 또 물체와도 대화를 하는 철학자다. 그래선지 전시공간으로서의 방은 만남, 침묵, 명상, 그림자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이우환 미술관에서 우리는 우주와 시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새벽부터 서두를 수밖에 없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