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동방명주상하이 푸시지역에 있는 난징루(남경로)에서 황푸강쪽으로 빠져나오면 제일 먼저 들어오는 게 동방명주다. 동방명주가 있는 지역이 상하이 푸동신구의 육가취금융무역지구다.
김갑봉
상하이의 경제 성장을 견인한 곳은 1980년대 지정된 '국가'급 경제기술개발구 4곳(홍차오·민항·차오허징 경제기술개발구와 진차오 수출가공구)과 1990년대 지정된 푸동신구와 자유무역시범구(와이가오차오·양산 보세항구와 푸동공항 보세구), 그리고 상하이항과 공항(홍차오·푸동 국제공항)이다.
황푸강 동쪽 지역은 모두 푸동신구로 통합됐으며, 1992년 중국 국무원이 경제특구를 비준했다. 푸동신구의 면적은 약 1210㎢이고, 인구는 약 518만 명이며, 지난해 GDP는 5929억 위안(약 105조 원)이다.
푸동신구는 1992년에 '국가'급 경제특구 개발계획이 수립됐고, 1998년 외국투자공작위원회(외국투자유치위원회)가 설치됐으며, 2002년 1단계·2010년 2단계 개발을 각각 완료했으며, 3단계 완료 시점은 2020년을 목표로 한다.
푸동신구는 홍콩이 지닌 국제 금융 허브의 위상과 싱가포르가 지닌 비즈니스·물류 허브의 위상을 통합해 이를 상하이에 실현하려는 목적으로 지정됐다.
국제금융무역구·수출가공구·보세구역·하이테크산업구·현대농업개발구로 개발하고 있다. 하이테크산업구에는 외국자본과 연구개발(R&D)산업을 유치하고 있고, 현대농업개발구는 유기농 현대농업을 육성 중이다. 푸동신구의 남은 목표는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이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제금융업 시장을 보면, 런던과 뉴욕이 1~2위, 홍콩이 3~4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상하이가 2011년 5위로 부상한 만큼, 2020년에 홍콩이 가지고 있는 국제 금융 허브 위상을 상하이가 대신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현재 홍콩에서는 '런민비(인민폐, 위안화)'가 자유롭게 유통되고 있지만 홍콩 이외 지역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에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세계 기축통화를 꾸준히 준비 중이고, 단계적인 금융 규제 완화로 푸동신구를 국제 자본의 집산지와 거래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상하이 푸단(복단)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연구생으로 있는 노지은씨는 "상하이는 현재 물류중심이지만, 위안화가 국제 외환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고 기축통화 위상을 점하게 되면, 상하이가 홍콩의 국제금융도시 성격을 대체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상하이는 제조업·물류산업 등 기반 산업 토대가 있었기에 개발과 투자 유치가 가능했다. 향후 국제금융도시 목표도 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중국은 20~30년 장기계획을 세웠고, 한다면 한다"고 말했다. 상하이가 지금보다 더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조업·물류산업 토대 위 금융산업 육성상하이가 국제금융도시로 발돋움하는 데 제조업과 물류산업의 뒷받침이 있었다면, 이를 견인하는 것은 상하이 자유무역시범구(28.8㎢)이다. 이 자유무역지대는 푸동신구 내 와이가오차오와 양산 보세항구, 푸동공항 보세구를 일컫는다. 이 지역에서는 제조·물류·금융·법률 등, 중국정부가 제한하는 분야를 제외한 전 산업분야에 대한 투자가 완전 자유화된다. 지난해 8월 국무원 비준 후 9월 29일 정식 출범했다.
제한 업종은 도박유흥업(카지노·경마·복권·매춘)과 인쇄출판업(신문·잡지·출판·방송) 등 중국공산당이 제한하는 18개 업종이다.
세계 4대 경제권역 중, 미국과 일본이 TPP(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에 나서고, 미국과 유럽이 TTIP(환대서양 경제동반자 협정)에 나서는 등, 새로운 국제무역 질서가 시도되는 만큼, 상하이 자유무역 시범구를 이에 대한 대응 창구로 삼아 이 지역의 금융업과 서비스업에서 다양한 개혁·개방 조치를 시험 운영한 뒤,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적용한다는 게 중국 정부의 방침이다.
1992년에 푸동신구를 경제특구로 지정한 데 이어 지난해 또 자유무역시범구를 설립하면서 상하이 집중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도 나라 전체를 개발하는 데 '투자금액의 총량'이 있기 마련이다. 현재 서부 내륙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이라 상하이에만 집중하는 것은 곤란하다. 같은 경제특구인 톈진과 충칭에서의 견제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상하이가 중국의 경제수도 역할을 하며 국제도시로 발전할 것은 자명해 보인다.
상하이도 취업난은 심하다. 노지은씨는 "경제와 경영, 금융 분야의 중요성이 커져 푸단대에 입학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학부 졸업 경력만으로는 금융업계 취직이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은 자원과 인구가 풍부하고 제조업 기반이 탄탄하다. 내수시장만으로 성장이 가능하다. 중국은 현재 '세계 공장'이라는 위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고도의 경제 성장을 지속하다가 미국처럼 그 위상을 빼앗길 수도 있는 것일까?
노지은씨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중국은 아직도 낙후한 서부지역이 있다. 이 지역은 중국 내 투자와 개발 대상지역이다. 중국 동부 연안에 있는 경제기술개발구와 경제특구에서 창출한 부가가치가 다시 중국 서부로 투자되기에, 상당 기간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