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젠게라 학교에서 보건위생 교육을 담당하는 봉사단원 오정씨가 손씻기 위해 서있는 아이들을 줄세우고 있다.
오문수
가슴 뛰는 봉사를 위해 아프리카로 온 사람들그들 중 한 사람이 국제 NGO 생명누리 대표를 맡고 있는 정호진 목사다. 국제 NGO생명누리는 인도와 네팔, 탄자니아, 말라위, 중국의 다섯 나라에 10개의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베트남, 싱가포르, 몽고에 새 사무실을 건설 중이다.
생명누리가 말라위를 위해 하는 일은 지역사회개발, 생명농업, 보건위생, 문맹자 교육이다. 정호진 목사에게 많은 나라 중 왜 하필 대한민국과 수교도 하지 않은, 최빈국 중 하나인 말라위를 돕기로 했는지 궁금해 이유를 물었다.
"곤궁한 처지에 있는 한국인을 돕는 NGO는 많지만 어려운 외국 사람들을 돕겠다는 NGO는 그 10분의 1도 안 됩니다. 더 많은 나라를 돕기로 하면서 세계 최빈국이 어디 있는가를 찾다가 말라위를 알았습니다. 그 전에는 말라위라는 나라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었죠. 해외봉사활동을 하는 NGO 중에 농촌지역을 돕는 NGO는 더욱 드물어요. 생명누리는 농촌을 돕는 NGO입니다. 의존적이던 그들이 우리로 인해서 자립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아쉬운 일이요? 농촌개발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저만 가지고 있어 전문가를 배출시키지 못했다는 겁니다. 그런 지역을 찾아가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해야하는데 하지 못했습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나 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재단이 4000만 원만 지원해주면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습니다."외부 원조에 익숙해진 현지인들은 더 많은 지원을 해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정 목사 얘기에 의하면 "한국 봉사단체가 아프리카 특정 국가 수도에 병원을 지어주거나 의사를 파견하거나, 학교를 세워주기도 하지만 정작 그들의 보건위생교육이나 문맹자 교육 같은 근본적인 지원은 외면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는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다.
"생명누리의 힘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찾아가 그들과 함께할 것"이라는 정호진 목사를 뒤로 하고 현지에 파견돼 봉사활동을 계속하며 지역민과 유대를 형성한 정수빈(24세) 단원의 얘기를 들었다.
"원래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이 있었어요. 봉사활동이 제 적성에 맞는가를 테스트하기 위해 지원했는데 후회하지 않아요. 제게는 가슴 뛰는 일이고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