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된 김문식선생의 카카오스토리
이안수
지난해 돌아가신 분이 병상에서 마지막으로 올린 내용이었습니다.
고 김문식 선생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진 분이셨습니다. 특히 나무로 하는 소목일 뿐만 아니라 한국의 전통놀이에 관심을 두고 그 도구를 직접 제작하고 놀이법을 되살리려고 노력했습니다.
고인은 문화예술분야의 사람들과 즐겁게 교우했으며 탁아문제에서 통일문제까지 광범위하게 관심을 갖고 공적이거나 정의로운 일이라면 자신의 재능을 희사하는 데 주저하지 않은 분입니다.
잠자는 시간까지 아까워할 만큼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던 고인은 결혼도 하지않은 채 오직 자신의 일에만 매달렸지요.
연장을 사용하는 일이 잦아 간혹 몸을 다치곤 했지만 자신의 몸을 돌보는 데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춘천에 기반을 두고 작업하시던 고인은 서울에 오시면 꼭 제게 연락을 하고, 간혹은 헤이리까지 오시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관심분야인 전통놀이의 복원과 보급에 대해 구상을 털어놓곤 했지요.
#2전화 통화를 한 지 한 달, 이번에는 전화나 방문이 아니라 메시지였습니다.
<부고>김문식님께서 금일 오전 10시 별세하셨습니다. 빈소 : 강원대학병원 장례식장 6호실발인 : 9월 11일 오전 6시09/09 오후 6:43느닷없는 부고였습니다.
김 선생님의 부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었으며 그럴 수도, 그래서도 안 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 누구도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그렇게 황망하게 고인을 보낸 지 1년, 21일 뜻밖의 방식으로 그분과 조우한 것입니다.
카카오스토리속 첫 장, 즉 그 분의 마지막 포스팅은 '2013년 8월 18일 오후 7시 19분으로 돼 있었습니다.
"ㅋㅋ 이제 산소 호흡기까지 달았음."스스로도 그 상황을 인정할 수 없음인지 헛웃음을 문두에 달았습니다. 그리고 아래에 올린 사진은 검게 변한 초췌한 얼굴에 산소 노즐을 코에 꽂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결국 사실이어서는 안 되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날린 그 허탈한 웃음이 세상에 남겨진 마지막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저는 스무 이틀만에 부고를 받은 것입니다.
김 선생님의 마지막 포스팅 사진 아래의 마지막 댓글은 산 사람의 회한이었습니다.
김OO 2013년 9월 9일 오후 07:10날마다 가보고 싶고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참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ㅠㅠ유OO - 낭만가객 2013년 9월 10일 오전 11:38이 모습이 마지막이네요. 어쩌죠? 난 아직 선생님께 배울게 많고 홀로 설 준비가 안됐는데요. 어쩌죠?오른쪽의 스크롤을 천천히 내렸습니다. 병원을 찾은 모습, 그 아래에는 작업을 하던 무대의 사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