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오는 해안길18일에도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18일 아침의 속초 영랑동 해안길 모습
하주성
아무생각 없이 떠난 강원도 여행사실 이번에는 강화도나 백제문화권인 공주, 부여, 서천을 다녀오리라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일기예보에서는 3일간이나 비가 내린다고 한다. 그것도 일부지역엔 강풍과 함께 폭우까지 내린다는 것이다. 그저 걸망 하나를 준비하고 길을 나섰다. 그동안 늘 보지 못하고 생각만 하던 사람 하나가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벌써 10년 가까이 세월이 흘렀다. 우연히 속초를 들렸다가 그곳에서 수양딸을 한명 삼았다. 그런데 이 딸이 수양딸이 아닌 친딸보다 더 살가운 정을 느끼게 만든다. 일일이 나열할 수는 없지만 난 그 뒤로 그 아이를 그냥 딸이라고만 부른다. 부슬부슬 내리는 빗길을 달려 찾아간 속초. 아직은 휴가철이 끝나지 않아, 딸이 장사를 하고 있는 속초 영랑동 해안 길의 집집마다 사람들로 그득하다.
바쁜 아이를 붙들고 있을 수 없어 그저 간단히 음식을 주문하고 바다를 보고 앉았다. 파도소리와 적당히 부는 바람, 그리고 한 방울씩 얼굴을 적시는 빗방울. 그리고 바다 향이 물씬한 해산물, 이런 것들이 그리웠는가 보다. 그저 술 한 잔에도 취흥이 일어날 수 있는 그런 분위기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