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공동육아소모임 '아이에게도 성이 있다' 2014. 7. 26.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전국 20개의 의료협동조합은 다양한 뿌리를 가지고 출발했다. 안성은 농민회와 연세대 의대 기독학생회가, 대전민들레는 지역화폐운동을 하던 팀이, 인천은 대안적인 보건의료모델을 꿈꾸던 기독청년의료인회가, 서울 노원구의 함께걸음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서울 은평구의 살림은 여성주의자들이 시작하였다. 건강하고 즐겁게 마을에서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의 출발점은 매우 다양하다.
이렇게 의료협동조합은 스스로 건강마을공동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시작된다. 따라서 새롭게 의료협동조합을 시작하는 곳 중 이미 자치적인 지역활동을 해본 곳이 조금 더 힘 있게 출발할 수 있다. 소비자협동조합, 지역공동체 운동단체들, 또 적어도 세상을 훨씬 더 협동적이고 우애있게 만들고자 하는 꿈을 꾸는 몇 명이 있다면 시작할 수 있다. 협동조합은 'association'이라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주민이 의료기관을 운영한다는 것은 준비가 많이 필요하다. 의료협동조합이 의료기관을 만들려면 근거리 조합원이 2000명은 넘어야 한다는 것이 일본 의료생협이 주는 교훈이다. 재정 악화가 발목을 잡으면 비전을 실현하기 어렵다. 막연한 기대로는 할 수 없다.
협동조합의 이사회는 회의만 하는 구조여서는 안 된다. 결정된 내용을 책임지고 실현시키는 이사진이어야 조합에 힘이 있다. 자칫 조합원과 이사진이 아닌 직원 중심의 조합이 되면 체질이 허약해진다.
그래서 의료협동조합 설립상담은 실무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운영상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의견을 어떻게 하나로 모아나갈지 민주적인 회의진행법도 익혀야 한다. 설립목적에 따라 경영지표를 해석하고 보완해나가는 역량도 길러야 한다. 인사노무관리도 필요하다. 사업소 자리는 어디로 어디가 좋은지, 인테리어에서 유의할 것이 무엇인지, 이런 것들을 구체적으로 상담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협동조합 생태계 조성이라는 말이 계속 화두가 되고 있다. 의료협동조합의 생태계 조성도 한 번에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 진영의 성장을 통해 서서히 드러날 것이다. 당연한 말이지만 경영이 튼실한 협동조합이 많이 생겨야 생태계도 발전하고 기금도 모을 수 있다.
우리로서는 당장 기금을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선 할 수 있는 방안은 정부 소유의 유휴지·유휴공간을 협동조합에게 무상 대여 혹은 저가에 공급 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공간은 상상만 하던 사업을 실현하는 좋은 바탕이 된다. 특히 대도시의 임대료가 상당한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일정 기간의 지원은 큰 도움이 된다. 장기저리대출도 좋다.
협동조합도시로 유명한 캐나다 퀘벡의 샹띠에 네트워크는 15년 거치가 가능한 자본을 빌려준다. 이것을 인내자본이라 하는데 그렇게 기다려주는 자금이 필요하다. 협동조합 간의 협동이 가능하도록 신협이 다른 협동조합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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