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현 보살의 영가 극락왕생 춤 공양.
임현철
"금강경 암송해 줄까?"성불사로 가던 중 지인은 차 안에서 의향을 물었습니다. 종종 있어왔던 일이라 "고맙습니다!"고 했습니다. 그가 <금강경>에 독송에 몰입했습니다. 금강경 내용이 무한 위로를 주었을까? 아님, 금강경을 온전히 담아 전달하는 그의 마음이 평안을 주었을까? 암튼 여유로운 기분이었습니다. 다음은 금강경 사구게(四句偈)입니다.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凡所有相 皆時虛忘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무릇 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니, 만약 상이 상이 아님을 바로 보면 곧 여래를 볼 것이다.불응주색생심 불응주성향 미촉법생심 응무소주 이생기심(不應住色生心 不應住聲香 味觸法生心 應無所住 以生其心) 응당 색(물질)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며, 응당 성향미촉법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지 말 것이니, 응당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약이색견아 이음성구아 시인 행사도 불능견여래(若以色見我 以音聲求我 是人行邪道 不能見如來) 만약 형상으로 나를 보거나 음성으로서 나를 구하면 이 사람은 삿된 도를 행함이니 능히 여래를 보지 못할 것이다.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여로역여전 응작여시관(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일체 현상계의 모든 생멸법은 꿈과 같고 환상과 같고 물거품과 같고 그림자 같으며 이슬과 같고 번개와도 같으니 응당 이와 같이 관해야 한다."오전 9시40분. 성불사에 도착하니 회향 법회는 이미 시작되었더군요. 10여분 늦은 겁니다. 이 늦음은 차 안에서 금강경 독송을 들어야 했던 이유 같기도 합니다. 회향 법회는 천수경 독경, 일반 예불, 영가축원카드 낭독, 이보현 불교무용학원장의 영가 극락왕생 춤 공양, 주지 청강 스님 법문, 영가전 공양, 관계 영가님들의 옷 수령과 소각 등의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우란분경 등에 따르면, 백중 제사를 지내는 것은 "목련존자가 아귀도에 떨어진 어머니를 구하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백중제는 살아생전 자기가 지은 업으로 인해 고통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영혼들을 부처님의 법력에 의지해 해방되는 날입니다. 하여, 백중에는 절에서 부모 등 조상님 이름으로 음식이나 옷을 지어 올렸다더군요.
신도들은 저마다 신심으로, 윤회하며 인연을 맺었던 조상과 부모 형제 및 수자영가 등 자신과 직접 인연이 있고 없음을 떠나 구천을 떠도는 모든 영가를 극락으로 왕생하는 제를 올렸습니다. 두 손 모아 비는 그들의 모습에서 열반을 향한 구도자의 아름다움을 보았습니다.
나를 내려놓으면 걸림이 없고, 자유로우며, 분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