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일암으로 가는 길. 기암괴석 사이로 길이 나 있다.
이돈삼
돌산도 여행에서 향일암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한다. 지난 2009년 12월 하순, 해돋이 행사를 앞두고 큰불이 났다. 대웅전과 전각이 모두 불에 탔다. 지금은 복원공사를 끝내고 일반인을 맞고 있다. 향일암은 화엄사의 말사로, 남해 제일의 관음 기도 도량이다. 중생들이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그 음성을 듣고 중생을 구원한다는 곳이다. 항상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 이유다.
향일암은 기암괴석과 함께 탁 트인 바다가 장관을 연출한다. 암자로 오가는 길에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바위굴을 지난다. 바위의 무늬도 신비롭다. 바위가 거북이의 등을 닮았다. 여행객들이 그 바위에 동전을 꽂고 소원을 빈다.
암자에서 보는 바다 풍광도 빼어나다. 관음전과 공양간 밑으로 섬의 형상이 드러난다. 바다로 들어가는 거북이의 목 같다. 향일암을 품은 산의 이름은 거북의 모양을 닮았다고 금오산(金鰲山)이다. 한자로 쇠 '금'에 큰 바다거북 '오'를 쓴다. 큰바다거북을 닮은 금오산은 동백나무로 무성하다. 아열대 식물도 울창하다. 이 식물과 눈을 맞추는 묘미도 있다. 해수관음상 앞엔 사랑나무가 있다. 후박나무와 동백나무로 이뤄진 연리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