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 오후 1시경, 달성공원을 찾은 어떤 아이가 테니스장 철망 밖에 선 채 어른들이 테니스를 치고 있는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정만진
조선국권회복단과 광복단의 통합은 대구 달성공원에서 이루어졌다. 하지만 달성공원 안 어디에도 이에 대한 일언반구도 없다. 일제가 심어 놓은 수백 그루의 일본산 향나무만 무성할 뿐이다. 심지어 국가사적 62호 경내에는 테니스장까지 설치돼 '핑핑' 공이 날아다닌다. 달성공원 내의 테니스장은 철거돼야 마땅하다. 일본산 향나무들은 톱과 도끼로 잘라 없애야 한다. 그 대신 조양회관(등록문화재 4호) 건물을 복원해 달성공원 앞에 새로 지어야 한다. 물론 이름도 광복회관이 아니라 원래 명칭인 조양회관으로 써야 옳다.
방치된 조양공원과 이상화 생가지금 망우공원에 있는 광복회관은 본래 조양(朝陽)회관이다. '조선의 빛'을 은유적으로 표현해 독립을 염원했다. 조양회관은 1922년에 세워졌다. 달성공원 앞 옛날 원화여고 자리에 건립됐던 조양회관은 이육사를 비롯, 일제 강점기 대구·경북 청년들의 민족 정신 교육의 본부였다. 하지만 이 2층 건물은 1982년 전혀 엉뚱한 곳인 망우공원으로 옮겨졌다. 그후 이름까지 광복회관으로 바뀌어 버렸다.
망우공원 광복회관 앞엔 조선국권회복단 창립 간부였던 서상일 흉상이 서 있다.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시민 대부분은 조선국권회복단에 대해 알지 못한다. 이름까지 잃은 조양회관은 접근성 낮은 곳으로 옮겨져 그 빛을 잃어버렸다.
대구시 중구 계산동의 상화 고택은 대구 시민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상당한 답사자들이 찾아오는 명소다. 상화 고택은 이상화 시인이 생애 마지막 시간을 보낸 집이다. 그러나 서성로에 있는 이상화 '생가'의 보존 상황은 안타까운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