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사건 내무반 둘러보는 국방위원들안규백 의원을 비롯한 국회 국방위원회소속 의원들이 5일 윤일병 폭행사망사건의 현장인 경기도 연천군 28사단 977포병대대 생활관을 방문해 부대 간부로부터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다른 국방위원들과 함께 윤 일병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경기도 연천 현장을 방문했었는데."이 부대가 국방개혁에 의해 2024년에 폐쇄예정이라고 한다. 그래선지 척박하고 열악한 환경이었다. 설령 10년 뒤에 폐쇄된다 해도 그 핑계대고 땜질하는 식으로 운용하면 안 된다. 사건 현장에 가보니 문 하나 사이로 내무반이 다 이어져 있는데, 도대체 뭐하고 있었나 모르겠다. 막사 문 3m 앞에 (장병들의 고충 해결을 위한) 생명의 전화가 있던데, 활용을 못한 것이다. 폭력이 상습화하면서 병사들이 다 둔감해졌던 것 같다. 간담회를 했는데 장병들도 부지불식간에 시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 이번 사건을 처음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참담했다. 범죄조직에서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이번 사건은 가혹구타행위가 아니라 공권력에 의한 고문치사 사건이다. 조직적 축소은폐,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는 점에서 사법정의를 무너뜨리려 한 것이다.
육군본부는 아침마다 각 병과장들이 모여서 참모회의를 한다.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헌병, 기무 등 관련 책임자들이 분명히 보고한다. 그런데 엄청난 부담과 징계를 예상하고 뭉개버린 것 같다. (4월 16일에 발생한) 세월호 사건에 파묻혀서 넘어가려 한 것 같은 의심이 든다. 군이 (4월 6일에 발생한) 이번 사건을 잘 대처했으면 6월 21일 22사단 GOP총기 난사사건도 없었을 것이다."
-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국방장관 시절 전모를 보고받고도 사단장 징계 등 조치를 안 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사실이라면 그 역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있는 그대로 다 보고됐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보고가 잘못됐더라도 예의주시했어야 한다. 상식적으로 돌도 씹어 먹을 20대 초반 청년이 회식중에 뭐를 먹다가 죽었다고 하면 의심했어야 하지 않겠나. "
- 군이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기는 한 것 같은가. "장관이 대오각성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는 것 같은데, 아무튼 외부에 알려지지 않고 다른 사건들처럼 넘어가려고 한 정황은 분명히 지적돼야 한다. 대대장이 겨우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는데 이게 징계자 16명 중 최고 징계다. 결국 솜방망이 처벌로 매듭지으려 했던 거다."
- 전통적으로 군은 병사들의 인권보장이 군기를 약화시킨다, '당나라 군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확고한 것 아닌가."제가 2년 정도 싸워서 수요 전투체육을 부활시킨 게 그것 때문이다. 쉬는 날이 많다는 이유로 폐지했었는데, 시대와 맞춰가야 한다. 신세대는 어느 집안에서나 소황제 아닌가."
- 윤 일병 사건 이후 육군이 18일간 전 부대 대상 조사결과 3919건의 가혹행위 사례가 적발됐다고 한다. 군내에 가혹행위가 만연돼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 같다."(병영생활 행동강령에) 병 상호간에 명령과 지시를 못하게 돼 있지만, 실제 그렇게 안 되고 있다. 군 지휘부가 가혹행위 근절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분명한 직무유기다. 3919건을 적발해서 처분했다고 했지만 6월 22사단 총기사건을 못 막았다. 결국 근본적인 처방이 안 됐다는 것 아닌가."
"군 지휘부, 여전히 한두 대씩 때릴 수 있다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