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명량>영화 <명량>의 포스터
정민경
"관객들이 원하는" 스크린 독점?영상산업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만든 단체인 '영화인 신문고'의 홍태화 사무국장은 "<명량> 개봉 당시 스크린 수가 1100개가 넘어서, 초기 스크린 숫자만큼 관객이 들었다는 이야기도 맞을 수 있다"며 "하지만 <명량>뿐만 아니라 여름방학 시즌에 돌아가는 영화는 대부분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호선 영화평론가 겸 <컬쳐인뉴스> 편집위원 역시 <명량>의 초기 스크린 수 점유가 독과점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봉 첫날 1159개 스크린 수를 점유한 출발 자체는 스크린 독점이 우려되기도 했다"면서도 "문제는 관객들이 원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말 이후는 좌석점유율이 86%를 차지했기 때문에 워낙 (관객들의 반응이) 광풍이라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좌석점유율이 70% 이상이 지나면 예매를 하지 않고선 영화를 볼 수 없다는 뜻이며 <명량>의 좌석점유율 86.4%란 영화관의 좌석이 완벽하게 찼다는 것을 말한다"면서 "물론 이것은 관객들이 원하기 때문에 스크린을 늘렸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명량>의 스크린 독점이 더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기 원했기 때문에 불가피했다는 주장 외에도 한국 영화계 현실상 대형 영화의 독점이 반드시 나쁜 방향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홍태화 사무국장은 "현실적으로 대기업 대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이 무조건 영화계에 악영향만 끼친 것은 아니다"며 "특히 CJ엔터테인먼트(<명량> 배급)나 쇼박스는 영화스테프들의 처우개선을 위해서 앞장서서 일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표준계약서를 쓰고 현장에서 12시간 이상 노동하지 않게 배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들이 어느 정도 수익을 내야만 중소기업도 그 투자를 받는다"면서 "그런 식(스크린 독점)으로 수익을 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대기업 영화 배급사가 스크린을 독과점하는 것이 중소기업 배급사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된다는 의견에 박호선 평론가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재벌들의 논리라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대기업들이 개인 시나리오 작가의 시나리오를 소유하고 입맛대로 바꾸고 정작 그 작가랑 작업을 안 하는 등의 (부도덕한)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핀란드에서 노키아가 국민소득의 70%를 차지했었지만 노키아 파산 후 벤쳐기업이 살아나 오히려 국민소득이 늘기도 했다"며 "영화 산업도 그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