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국회에 이불 편 이유는?여야가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증인 선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조 계획서 채택이 불발되고 자정을 넘긴 28일 새벽 진상규명을 위해 협상 타결 소식만 기다리던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들이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의 차가운 바닥에 몸을 누인 채 쪽잠을 자고 있다.
남소연
각 나라마다 사회안전망의 수준은 다르지만, 우리는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 OECD 가입국 중 노인빈곤율과 노인자살률 1위라는 부끄러운 명예는 이미 오래 되었다. 문제는 조만간 바뀔 조짐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것. '자살(自殺)'과 '사고사(事故死)'라고 쓰고 있지만 오히려 '사회적 타살'이라고 불러야 더 정확한 표현이 될 만한 사건들이 우리 주변에 많이 벌어지고 있다.
안전 수칙을 잘 지키고 사회안전망이 잘 갖추어진 나라에서는 세월호 침몰과 같은 참사가 일어나기 힘들다. 설사 비슷한 사고가 일어났다 하더라도 그렇게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피해자 가족을 그렇게 홀대하지도 않을 것이고, 피해자 가족의 생계를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방치하지도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송파 세 모녀 동반자살과 같은 끔직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도 매우 낮다.
세 모녀 자살과 세월호 사고를 대하는 정부의 모습은 한 마디로 '책임회피'라 부를 만하다.
선박회사와 선장, 선원들에게 세월호 사고에 대한 책임 대부분을 전가하려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세 모녀 사건 역시, 스스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복지급여도 신청하지 않은 세 모녀 가족과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을 빨리 발굴하지 못한 지역의 복지공무원 개인에게 더 많은 책임을 묻는 듯한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