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사적 246호인 김유신 집터의 우물(재매정). 돌이 놓인 자리 가운데에 우물이 남아 있고, 사진에 보이는 유허비(각)는 1872년(고종 9)에 세워졌다.
정만진
강력한 중앙집권국가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고구려 2세기, 백제 3세기, 신라 4세기 순이었다. 당대의 선진국이었던 중국과 거리가 가까워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유리했던 고구려가 가장 빨랐고, 이어서 백제, 산맥으로 가로막힌 외진 곳의 신라가 마지막이었다.
전성기는 백제, 고구려, 신라 순
그러나 전성기는 백제 4세기(근초고왕), 고구려 5세기(장수왕), 신라 6세기(진흥왕)로 그 순서가 바뀐다. 이는 세 나라가 한강 유역을 차지한 시기와 일치한다. 고구려가 중국과 맞서 전쟁을 계속하는 동안, 식량이 많이 나는 한강 일대를 차지한 채 강력한 해상 왕국을 건설한 백제는 371년 평양성을 공격하여 고국원왕을 전사시킬 만큼 성장한다. 그 후 장수왕이 475년 한강 유역을 점령하면서 개로왕을 죽여 할아버지의 원수를 갚자, 고구려의 남진 정책에 위기를 느낀 백제와 신라 두 나라는 나제동맹(羅濟同盟)을 맺어 대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