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위 출석한 국방장관과 육군참모총장4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왼쪽)은 선임병의 폭행과 가혹행위로 사망한 윤 모 일병 사건에 대해 "지난 4월 초 28사단에서 선임병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한 사건의 원인이 재판과정에서 밝혀져 국민께 많은 심려를 끼쳐 드렸으며,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오른쪽은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남소연
"천인공노할 일이다, 군 간부는 부대장악과 부하들 신상 파악을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인가.""군복을 벗을 각오를 하고 나왔나, 군 조직이 어디까지 곪아터져 있는가.""군대판 제2의 세월호 사건이다."4일 오전 한민구 국방장관과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긴급 현안질의에서는 선임병들로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폭행과 가혹행위를 받다 끝내 숨진 육군 28사단 윤아무개 일병 사건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가 쏟아졌다.
여야 의원들 윤 일병 사건 강도 높게 비판 이날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병영 문화의 후진성과 군 당국의 병사 관리 부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송영근 새누리당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과 진단을 내놓으려는 노력이 대단히 미흡하며 가슴에 와 닿는 게 없다"면서 "군내에 장군단이 직책을 맡으면 대과(大過) 없이 지나가겠다는 보신주의에 파묻혀 있는데 잘못하면 군대가 망한다"고 말했다.
여군 부사관 출신의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은 "30년 전에 군 생활을 할 때도 이러한 일이 없었는데 도대체 군이 어디까지 곪아 터졌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계속 정신 못 차리고 대안이라고 가지고 나온 국방장관, 참모총장에 대해 국민들이 옷을 벗으라고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야당 의원들은 책임 추궁을 피하기 위한 군 당국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까지 제기했다.
윤후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윤 일병이 사망한 지난 4월 7일 육군이 발표한 한 장짜리 보도자료를 공개하며 "당시 사망자를 포함해 5명이 회식 중이었고, 회식 중에 갑자기 구타가 일어나 (윤 일병이)사망했다고 언론에 알렸다"며 "이는 명백히 축소·은폐 보도자료를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사망에 이르도록 한 달 내내, 하루 종일 24시간 동안 폭행했는데도 평화로운 회식 중에 사건이 발생한 것처럼 보도자료를 내놓고 그냥 있던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윤 의원은 "'회식 중에 죽었다'는 것은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열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며 "책임 있는 군 지휘부라면 사건을 확인한 이후 국민들에게 알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의 지적에 대해 권오성 육군참모총장(대장)은 "그때까지 확인된 것은 팩트로 전달한 것"이라며 "은폐라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권 총장은 다만 "군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 (사건 내용을) 알리지 못했던 것에 대해선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진성준 의원은 "유족에게 수사기록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군이 은폐하려고 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문제를 제대로 드러내야 발본색원 하겠다는 의지도 생기고 국민적 동력도 생긴다. 꽁꽁 숨겨놓고 군끼리 뭘 어떻게 고친다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건은 구타가 아닌 고문치사 사건"으로 규정한 안규백 새정치연합 의원은 "최고 지휘관부터 말단 장병까지 의식이 변해야 하며, 구태의연한 정신교육을 총체적으로 점검해서 신세대 의식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해치사 기소 군 검찰, 문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