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석유화학단지 현황(자료 출처 : 소방방재청 예방안전국,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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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여수해양 조선소 누출 사고도 평상시 안전보건조치 의무사항에 대한 설비실태 점검 및 보수교체 작업만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1개의 가스통에서만 누출되고 멈췄다는 것이다. 누출이 폭발로 이어져 14개의 가스통이 연쇄 폭발했다면 100여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었던 사고현장이었던 만큼 대형참사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여수 사고 다음날인 8월 1일에는 대만 제2의 도시 가오슝(高雄) 도심에서 석유화학공단 등에 공급하는 프로필렌 공급관에서 누출, 연쇄폭발 사고가 일어나 최소 24명이 숨지고, 290여명이 부상당하는 대형참사가 일어났다.
현지 뉴스전문 채널 TVBS 등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가오슝시 첸전(前鎭)구에 있는 지하 석유화학 물질 공급관에서 누출 사고가 나 인근 하수도 통로 등으로 가스가 퍼지면서 연쇄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조사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석유화학공단 공급관 이상으로 인한 누출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연결배관이나 밸브 등 바스켓의 노후화로 심심치 않게 누출이 일어나는 석유화학공단의 사례를 비추어보면 그렇다.
이번 사고물질인 프로필렌은 폴리프로필렌이라는 플라스틱 재료를 만드는 기본 원료다. 휘발유를 만드는 원유 분해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되거나 원유를 증류할 때 유출되는 나프타를 수증기 분해해서 에틸렌을 만드는 과정의 부산물로 생성되는 화합물질이다.
보통 생활주변의 모든 플라스틱, PVC 제품에 쓰이며 음식을 담을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 생명과 직결된 의료용 주사기 등의 제품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폴리프로필렌은 세상을 바꾼 발명품 1001가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할 만큼 석유화학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 석유화학산단에 존재함은 물론 화학업계인 SK가스, 효성, 여천NCC, 롯데케미칼 등은 작년 대규모 신증설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번 대만의 경우처럼 석유화학산단은 배관을 통해 이러한 물질들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노후화 된 설비로 인한 누출사고가 발생한다면 연쇄폭발 사고로 언제든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사고시 제대로 된 대응하려면 '지역사회알권리법' 절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