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처럼 빛나는 노린재 알
최오균
2000년 대에 접어들면서 노린재 개체 수는 급격히 증가하며 농작물에 피해를 크게 주고 있다. 노린재 개체 수가 이렇게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바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겨울철 고온 현상 때문이라고 한다. 논두렁, 밭두렁, 산 속 등에 월동하던 노린재가 겨울에도 죽지 않고 이듬해 모두 살아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노린재들로부터 어떻게 하면 피해를 줄일 수 있을까? 물론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약제 방제다. 그러나 노린재는 날개가 있어 약을 뿌리는 농민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른 곳으로 훌쩍 날아가 버린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약효가 떨어지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그러니 약을 살포 하는 것도 노린재를 막는 좋은 방법이 될 수가 없다.
다만, 노린재는 뜨거워질수록 활동성이 좋아지기 때문에 약제를 뿌리더라도 오전 시간에 뿌리는 게 좋다. 또 여러 농가가 동시 다발적으로 방제하면 효과를 더 크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텃밭에 어떤 농약도 살포하지 않는 나로서는 노린재를 퇴치할 특별한 묘안이 없다. 텃밭 수준의 작은 농사이기 때문에 손으로 잡아 줄 수밖에 없다. 두꺼운 장갑을 끼고 핀 세트와 페트병을 들고 고추 잎과 줄기에 붙은 노린재들을 잡아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녀석들이 어찌나 살살 잘 피하는지 한 마리를 잡는 데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노린재들은 자신들을 잡는 나를 천적으로 알아챘는지 소리 없는 방귀를 퐁퐁 뀌어대는 모양이다. 줄기 뒤로 숨고 풀숲으로 주르륵 떨어져 사라져 버린다. 날씨는 점점 뜨거워져 찜통더위로 숨이 턱에 찬다. 나는 그만 노린재 잡는 것을 포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사는이야기, 여행, 작은 나눔, 영혼이 따뜻한 이야기 등 살맛나는 기사를 발굴해서 쓰고 싶습니다.
공유하기
방귀 뀌며 사랑 속삭이는 그들의 세계... 신기하네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