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밤 이정현 후보가 “순천 시민과 곡성군민들께서 어느 지역, 어느 유권자도 못해낸 위대한 일을 해냈다”라고 말하며 큰절을 올리고 있다.
이주빈
이른바 '새정치민주연합의 정치적 텃밭'이라 불리는 전남에서 26년 만에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7·30 순천·곡성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개표율 97.5%가 이뤄진 오후 11시 53분 현재 5만9203표(득표율 49.4%)를 얻어 4만8477표(득표율 40.4%)를 얻은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했다.
이 후보의 당선이 영남과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새누리당·새정치연합 거대 양당체제의 균열이라고 단정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극심한 지역대결 구도에 의지해온 양당 체제에 작은 파열구 하나가, 다른 지역도 아닌 전남에서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평가를 받을 사건임엔 분명하다.
당선이 확정되어질 무렵인 오후 11시 10분께 전남 순천시 조례동에 위치한 선거사무실을 찾은 이 후보는 "이번 승리는 이정현의 승리가 아닌 순천 시민과 곡성 군민의 승리"라며 큰절로 인사했다.
이 후보는 "순천 시민과 곡성군민들께서 어느 지역, 어느 유권자도 못해낸 위대한 일을 해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순천과 곡성 유권자들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한 발의 총성도 없이 가장 아름다운 혁명을 일으켰다"라고 말하며 "대한민국 정치는 이제 순천과 곡성을 보고 배워야 하며, 순천과 곡성은 이제 대한민국 정치 1번지이자 동서화합의 성지"라고 선언했다.
이 후보는 "선거는 끝났고 지역발전 위해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라며 "제가 잘나서 당선한 것이 아니라 일단 기회를 줘보겠다는 의미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제부터 저는 순천 시민과 곡성군민의 머슴이자 노예"라고 머리를 조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