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나들이', '친목회'라는 오명의 예비군 훈련이 변모하고 있다.
남궁영진
오전 9시가 되자 간단한 입소식 후 산에서 야외 훈련을 시행했다. 수색·정찰을 시작으로 적 진지 공격 및 방어(서바이벌 총격), 병 기본 전술, 사격 등 군사 실무 훈련을 받았다. 훈련 장소가 산 속 여러 군데에 있어서 끊임없이 산을 오가야 했다.
내가 보기에는 훈련을 지휘하는 교관들 또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들은 매서운 눈빛으로 일관하며 나태하거나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 예비군들을 꾸짖기도 했다. 휴일이라 조금이나마 유연하게 훈련을 진행할 법도 했지만, 이들은 시종일관 매뉴얼대로 진행했다.
교관들은 최근 군 관련 문제가 속속 들어나 국민 불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예비군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는 사명에 엄격하게 훈련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고, 국토방위를 수호하는 것은 비단 현역 군인만의 역할이 아닙니다. 전국 300만 명의 예비군도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져야 합니다. 더구나 최근처럼 군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팽배해진 시점에서는 더욱 강하고, 신뢰받는 전천후의 예비군이 요구됩니다." 힘든 훈련을 소화하며 구슬땀을 흘린 예비군들도 처음에는 불만을 내비쳤지만, 이내 교관들의 뜻을 이해하며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하는 듯했다.
예비역 3년 차 김아무개씨(백석대 4년)는 "전역 후 예비군 훈련을 수차례 받았지만, 열심히 임한 적은 없었다"면서 "솔직히 오늘 훈련도 좋은 공기 마시면서 힐링이나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하지만 교관님을 통해 우리 군대의 심각성을 절감하게 됐다"며 "그간 예비군 훈련을 소홀히 했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져 최선을 다해 훈련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조교 함아무개 상병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예비군 선배님들이 훈련 간 통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 매우 힘들었다"면서도 "최근 강화된 훈련에 열심히 임하면서 잘 따라주는 예비군들을 보면 조교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함 상병은 이어 "군대에 대한 국민의 부정적 인식과 함께 주변국들의 만행으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고 있어 걱정"이라며 "대한민국의 군인으로서 선진 군대로 탈바꿈하는 데 일조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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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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