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아트센터 해누리극장. 해누리극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지난 5월 13일 밤 사이 오작동 했다. 이로 인해 대당 1억 1000만원 하는 앰프 3대와 조명 장치, 무대 등이 손상됐다.
한만송
사고 발생 후 두 달 지났는데 뭐 했나? 구와 문화재단은 그동안 해결 방법을 찾으려 했지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이유로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다.
민간투자방식(BTL)로 건립된 아트센터의 시공은 한진중공업이 맡았다. 건립 후 시설 관리는 C사가 하고 있다. C사는 아트센터의 소방시설 등 시설 관리(유지보수)와 청소 등을 해주는 대가로 연간 4억 5000만 원을 받는다. 스프링클러 오작동의 책임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구는 사고 발생 후 처음엔 한진중공업과 C사가 손상된 장비 등을 복구하면 차후에 구가 돈을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할 것을 문화재단 등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단은 이를 토대로 한진중공업·C회사와 논의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구가 갑자기 제동을 걸었다. 구가 검토한 '민간대행사업비(지자체가 민간에 사무 위탁 시 지급하는 위탁금)'가 예산편성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구는 8월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아트센터 하자 보수비용을 포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마저 여의치 않을 경우 예비비를 지출해야한다. 구 관계자는 "문화체육과에서 결정을 오늘내일하고 있어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와중에 문화재단 대표이사 급여 인상 추진?상황이 이렇게 심각함에도, 구와 문화재단은 최근 '문화재단 설치 및 운영 조례'를 개정해 무보수 명예직 비상근의 대표이사직을 유급(연봉 6100만 원)의 상근직으로 변경하려해 빈축을 샀다. (관련기사:
3년 전 코드인사 위해 조례 개정, 이번엔? )
구는 지난 18일 폐회한 193회 부평구의회 임시회에 개정 조례안을 제출했고, 이 개정 조례안은 상임위원회에서 심사 보류됐다.
당시 상임위에서 아트센터 스프링클러 오작동 사고에 대한 구의 보고는 없었다. <시사인천>이 취재한 결과 구와 문화재단은 홍미영 구청장과 같은 당(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일부 구의원에게만 이번 사고에 대해 귀띔했다.
아트센터와 문화재단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후 발생한 사고인 데다 아트센터의 이미지를 실추할 수 있어, 불가피하게 '쉬쉬' 했다"고 말했다. 구의 재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는 아트센터에서 발생한 사고를 의회에 보고하지도 않고, 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연봉을 챙겨주려 했다는 빈축만 사게 됐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구의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용복 구의원은 <시사인천>과 전화통화에서 "새누리당 구의원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전혀 보고 받지 못했다"며 "상도덕에 맞지 않는 행위다. 책임자를 문책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시성 사업엔 '펑펑', 티 나지 않는 일엔 '인색'인천지역 문화계 인사 등의 말을 종합하면 아트센터와 같은 복합문화·예술시설에서 스프링클러 등에 의한 이런 사고는 종종 발생한다. 문제는 아트센터처럼 고가의 장비들이 집중 설치돼있는 곳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고가 장비들의 내구연한이 있는데, 내구연한 도래 시 교체 등에 필요한 재정을 적립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진중공업 쪽은 망가진 음향 장비의 내구연한이 9년인데, 이미 4년을 사용한 만큼 가치가 감소됐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와 관련해 부평지역 문화계 인사는 "몇 년 후면 아트센터 고가 장비 대부분의 내구연한이 초과되는데, 이에 대해 구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전·현직 구청장들이 전시성 사업으로 무슨 거리 조성하고 광장 조성하는 데 수억원씩 세금을 낭비했다"며 "지방의회가 이런 것을 감시하고, '티'나지 않는 일에도 재정을 지출하도록 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