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새누리당 후보가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순천 시민의 마음은 양산 속에 가려진 얼굴처럼 아직 분명치 않다.
이주빈
23일 오후 전남 순천시, 섭씨 32도의 폭염만큼이나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 분위기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특히 이날은 여수MBC와 순천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가 결과가 보도돼 은근한 파장이 일었다.
지난 20일~21일 사이 순천·곡성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전화걸기 방식(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놀라웠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38.4%를 얻어 33.7%를 얻은 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를 오차범위 안이지만 제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심의 바로미터'라는 택시 안 분위기는 어떨까. <오마이뉴스>는 23일 순천 시내에서 택시를 모는 기사 10명으로부터 생생한 민심을 전해 들었다.
기사들은 한결같이 "좁은 동네라 택시 몬 연차와 성만 말해도 단박에 누군지 안다"며 신분 밝히길 꺼려했다. 한 기사는 "민주당(새정치연합) 후보 지지한다고는 대놓고 말할 수 있어도 새누리당 후보 지지한다고는 아직은 대놓고 말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22년 동안 택시를 몰았다는 김아무개 기사는 "손님이 타시면 열 분 중에 여섯 분은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 이야기를 한다"라며 "순천 분위기가 많이 심상치 않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당선될 확률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유를 묻자 "이상하게 이정현 후보에 대해서 순천 시민들이 특별한 거부감이 없다"라고 답했다.
개인택시를 몬 지 10년이 넘었다는 한 기사는 "민주당(새정치연합) 서갑원 후보가 설령 당선된다 하더라도 당 안에서부터 목포의 박지원 의원에게 항상 밀릴 것 아니냐"고 반문하면서 "그동안 전남 동부권이 서부권에 밀려 발전이 안 되었는데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지역발전론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전했다.
24년 동안 택시를 몰았다는 한 기사는 "4년짜리가 아니고 2년짜리니까 한번 힘 있는 여당 사람에게 맡겨보자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며 "손님들이 이정현 후보를 현실적으로 필요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순천개인택시연합 송하윤 지부장은 "이정현 후보 선거 자원봉사를 하는 택시 기사들도 있다"라고 소개하며 "순천대 의대 유치 문제도 그렇고 비록 새누리당이지만 중량감있는 이정현 후보를 밀어야 지역발전 시킬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라고 민심의 흐름을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