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 단식 7일째. 광화문 단식 농성장 모습.
참여연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으로서 촛불집회도 열심히 참여했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에도 함께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위원회'를 구성해서 유가족과 함께 현장조사를 다니고, 변협과 더불어 유가족-국민 특별법안을 성안하는 일에도 매달렸습니다.
그러던 중 "참사 100일이 되기 전까지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자"며 가족들이 단식을 시작했을 때, 이번 만큼은 가족들과 직접 단식을 함께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몸이 가는 곳에 마음이 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기 단식농성장에 배고픈 몸을 두고 가족들의 고통의 수만분의 일이라도 나누려고 했던 것입니다.
제가 단식에 합류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세월호 승객들을 구조할 '골든타임'은 놓쳤지만, 세월호 참사의 재발을 방지할 특별법 제정의 '골든타임'만큼은 놓칠 수 없다는 가족들의 절박함에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법안을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정치권, 특히 정부여당은 성역없는 진상규명이 가능한 특별법 제정에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특별법을 사실상 빈 껍데기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제안한 특별법안에서 성역없는 수사와 조사를 가능케 할 특별검사나 특별사법경찰관 관련 조항들을 모두 제거하려 하고 있습니다. 청문회를 열 수 있는 권한도 제거하고, 특별위원회의 의결정족수도 전례 없이 2/3로 하자고 주장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이미 16일까지 특볍법을 제정하겠다던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약속은 깨졌습니다. 21일부터 임시국회를 열어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들 하는데 지금 정부 여당의 미온적인 태도로 볼 때 참사 100일이 되는 7월 24일까지 실제로 제정될 수 있을지 회의적입니다.
설사 기한이 지켜지더라도 이빨 빠진 법안이 통과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럴 경우 특별법안 논의는 보궐선거 이후로, 또 정기국회로 계속 지연될 것이고, 특별법에 따른 진상조사위원회는 연내에 구성되기 힘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특별법 제정의 골든타임, 이제는 정말 놓쳐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