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몸무게... 굶기 다이어트는 지방 아닌 근육부터 줄어들게 한다
위키커먼스
굶으면 단백질 중심인 근육이 빠지므로, 하루 한 끼씩만 먹었다면 '아까운' 근육만 대부분 날렸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사나흘 다이어트로 얼굴 살이 쏙 빠진 사람의 허벅지 둘레를 재보면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이다. 다만 복부는 좀 빠진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배가 비워져 있는 탓이다.
속성 다이어트는 의학적으로는 전혀 재미를 붙일 만한 일이 못 된다.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심혈관에 악영향을 끼쳐 어지럼증이 올 수 있는 것은 물론 위가 줄어들어, 다시 식사를 정상적으로 하기 시작하면 불편한 느낌이 올 수도 있다.
또 변비가 생기고, 머릿속이 흐릿해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배고픔이 지속되면 피부도 나빠진다. 굶기 다이어트를 자주 하면 인체는 피부를 보호하려는 본능에 따라 얼굴에 미세한 털들을 만들어낸다. 재난을 당해 며칠 굶은 뒤 구조된 사람들의 피부에서 이런 현상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언젠가부터 '지방은 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게 됐다. 하지만 지방이라고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인체 지방은 크게 네 종류로 나뉘는데, 문제가 되는 지방은 특히 복부 근처에 많은 백색지방과 내장지방이다.
어린이들에게 많다가 나이가 들면 줄어드는 갈색지방은 오히려 몸에 좋은 지방이다. 옛말에 "등 따습고 배 부르면…"이라며 등이 따뜻한 걸 강조한 대목이 있는데, 갈색지방은 등 부위에 특히 많다. 어린아이들이 옷을 얇게 입어도 어른들보다 겨울에 추위를 덜 타는 이유이다. 갈색지방은 또 다른 지방의 연소를 돕는 역할까지 한다. 한마디로 적당히 많을수록 좋은 게 바로 갈색지방이다.
또 '나쁜' 지방으로 지목되는 백색지방이나 내장지방도 그저 백해무익인 것만은 아니다. 에너지 저장에 지방만큼 효율적인 인체 조직 혹은 기관도 없다. 게다가 지방세포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넘쳐서도 곤란하지만 없어도 해가 될 수 있는 게 지방이다.
속성 다이어트의 한계는 분명하다. 잘 유지해야 할 근육의 양을 줄이는 대신, 지방을 빼는 데는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성인이 되면, 근육세포의 숫자는 사라질지언정 더는 늘지 않는다. 또 한번 죽은 근육세포는 재생이 안 된다. 늙은 나이까지 살아야 하는 장수시대, 젊은 날 속성 다이어트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훨씬 클 수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1
공유하기
굶기 다이어트 계속 하다간... 얼굴에 털 나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