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이 불편하지만, 세상 이슈의 중심까지 과감히 달려가 묻고 또 묻는 이영광 시민가자.
박주현
[기사 수정 : 21일 오전 9시 43분]"지역에 언론사들이 많지만 지방정부 견제를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기자들에게 있다고 본다. 특히 관청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 쓰는 한, 지역언론은 제 역할을 다할 수 없을 것이다."
퇴근 후 한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대담 프로그램이 귀를 쫑긋 세우게 했다. 지역언론의 문제점을 단도직입적으로 일갈한 그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이내 진행자는 대담 중 "우리사회에서 발생하는 주요 이슈의 현장, 그 중심에 선 사람들을 직접 만나 날카로운 질문으로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시민기자"라고 상대(인터뷰이)를 소개했다. 누구일까? 궁금증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런데 그는 <오마이뉴스>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국내 방송사 안팎에서 불거지는 갈등의 현장 그 외의 굵직한 사건의 현장을 찾아 핵심 인물에게 거침없이 묻고 또 묻는 인터뷰 전문가, 이영광 시민기자 아니던가. 전문 인터뷰어가 이날 지역 방송사 대담 프로그램에서는 인터뷰이로 등장한 것이었다.
'갑' 아닌 '을'의 입장에서 인터뷰하는 기자<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인 그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라는 연재를 통해 정치와 사회 등 여러 분야의 유명 인사와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특히 언론계의 중요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그 이슈의 중심에 선 전·현직 국회의원을 비롯해 정치인들, 방송사 노조위원장, 해직기자, 대안언론사 대표, 인권 변호사, 언론·시민사회단체 대표, 현직 기자와 PD, 배우 등 100명이 넘는 인사들과 직접 만나 많은 시민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그는 최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도 서울을 오가며 참사가 발생한 원인과 대책을 많은 관계자들에게 묻고 답을 구하고자 노력했다. 이밖에도 공영방송사들의 세월호 참사보도에서 드러난 문제점, 최근 KBS 사장선임 과정에서 다시 한 번 각인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문제점을 지배적 위치인 '갑'이 아닌 약자적 위치인 '을'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지역언론 기자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홀로 해내는 이영광 시민기자. 그가 한 명의 지역민으로서 지역 언론계의 몰상식하고 비정상적인 행태에 일침을 가하니 더욱 따갑게 들린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선천성 뇌성마비 장애를 지닌 그가, 지방의 중소도시인 전북 전주시에 살면서 전국을 누빈다는 점이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서울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인터뷰이를 거의 매일 섭외하고 직접 찾아가 거침없이 질문하며 답을 구하고 사진을 찍어 기사화한다.
그동안 그가 쓴 기사를 볼 때마다 전문기자들 못지않은 발 빠른 순발력과 뛰어난 재치가 어디서 나오는지 늘 궁금하고 부러웠다. 기사만 보면서 감동하고 부러움을 느꼈던 내게 이날 라디오 인터뷰이로 등장한 그가 내게 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당장 그를 만나 인터뷰를 하기로 결심한 나는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그의 전화번호를 알아냈다. 하지만, 막상 전화를 하려니 긴장이 돼 손이 다 떨렸다. '말이 잘 통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내 인터뷰 제안을 거절하면 어떡하지?'라면서.
CBS 김현정 PD부터 최일구·최승호·김미화·김용진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