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국밥 값만도 못한 배추값...농산물가격 최저보장 도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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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사를 봉께 5000원 매실 이야그도 나오던데 지는 고런 일이 한두 번도 아니어서 기가 차네요. (관련기사 :
매실 10kg에 5000원... 이럴 수는 없습니다)
한번은 여름 배추 농사를 지었어요. 농사꾼 정성과 애정을 다 쏟아서 튼실히 키워다가 윗마을 젊은 부부랑 광주 공판장에 출하하기로 했지요. 두 부부의 1톤 트럭 두 대에다가 한 사람은 배추 베어내고 한 사람은 가져가기 좋게 모투고 또 한 사람은 받아서 차로 던지면 나머지 한 사람이 차곡차곡 싣는 일이었지라.
저녁밥도 못 먹고 광주 공판장에 가져 갔제요. 두 차에 가득 찬 배추를 하차하고 영수증 받아 가지고 오는데 밤 10시가 넘어서 순댓국을 먹기로 했지요. 꽤 힘든 일이거든요. 순댓국이랑 내장국 시켜서 먹고 밤에 와서 쓰러져 잤습니다.
다음날 입금된걸 봉께 하차비랑 수수료떼고 보니 순대국밥 먹고 낸 돈도 안 나왔더라구요. 세상에... 열심히 심고 물 주고 뽑고 했는디 순댓국도 못 먹을 정도로 나오다니, 월매나 기가 막혔는지 미쳐버리는 줄 알았어요. 거짓뿌렁 하나도 안 보태고 실화입니다. 이란디 농민이 살아 남겄어요.
미국은 우체부, 한국은 농부..."이래서야 농민 살아남겠나"흉년들면 수입허고 풍년들면 폭락해서 트랙터로 갈아 엎어불게 되면 무조건 농민들이 수급조절 안해서 그런다고 합디다. 새까맣게 애간장이 탄다고 허는 말은 요럴때 쓰는 겁니다. 여러분은 농사꾼들의 철학과 인내심을 존경해 주셔야 합니다.
어제지요. 17일날 전라북도 여성 농민들이 다 한자리에 모였어요. 오랜만에 보는 얼굴들, 반갑게 맞이 험서 8시 반에 마을 앞에서 출발했답니다. 동계에서 오신 어메들과 구림 남정, 화암리에서 오신 분들 다같이 꺄악 웃음시롱 껴안다 보니 웃음꽃이 활짝 펴부렀네요.
정읍에서 열리는 제 16회 여성농민 한마당에 가려고 순창에선 관광 버스 두 대를 빌렸지요. 나머지 한 차는 섬진강이 있는 유등, 풍산, 순창의 엄니들과 항꾸네 온다길래 기다렸다가 복흥에 있는 산림박물관에 가서 해설도 듣고, 나비와 매화꽃 앞에서 사진도 찍었제요. 체육관에는 여성농민들의 감성이 살아 숨쉬는 구호들이 준비돼 있더라구요.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지원 조례로 여성농민이 걱정 없는 세상으로!''우리는 갑오 농민군의 후예! 쌀 시장 전면 개방 막아내자' '밭 직불제 전면 확대, 여성농민이 살맛나는 세상으로' '고추 마늘 양파등 가격 폭락. 한 중 FTA는 농민에게 쥐약이다'등등의 구호들이 농민 심정 대변해 주더라구요. 여그 저그 반가워서 어깨 감싸는 사람들도 많고 엉덩이 한번씩 일부러 부딪혀 보기도 헝게 힘들고 힘들었던 일들도 싸악 없어지더라구요. 그래서 만나나 봐요. 사람의 온기를 맛볼려구. 지가 여러 단체들 단합 대회에 가보는디 역시 여성농민들이 힘이 없나, 그 많던 축사허는 고위급 양반들은 코빼기도 안 보이고 못나서 서럽지만 가슴 가득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습니다.
순댓국 네 그릇 값도 안 나오는 배추 농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