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눈에 살충제를 뿌린 것이 언론에 보도돼 물의를 일으킨 사립 인천 O고등학교 교사가 일상적으로 학생들을 체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인천의 한 고교 교사가 학생의 눈에 살충제를 뿌린 사건이 알려졌다. 지난 15일부터 언론들이 '살충제 교사'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해당 교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O고교 2학년으로 알려진 남아무개 군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정리하면, 남 군은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교실에서 친구들과 게임하다가 선생님이 오는지 망을 보는 벌칙을 받았고, 교실밖에 서 있는 남 군을 담임교사가 발견했다.
이 교사는 남 군에게 교실로 들어오라고 한 뒤 불과 10㎝ 거리에서 남 군에게 살충제를 뿌렸다. 남 군이 눈에 많은 양의 살충제가 들어가 고개를 돌리자, 이 교사는 남 군의 머리를 잡고 살충제를 또 뿌렸다.
이 교사는 남 군에게 눈을 씻고 오라고 했고, 남 군이 복도에서 움직이지 못하자 "괜찮으냐?"고 물으며 상태를 확인했다.
남 군은 "남 군은 '괜찮으냐?'는 질문에 당황해 '괜찮다'고는 했지만, 비인간적 행위를 한 것이고, 벌레 취급받았다는 생각에 기분이 몹시 나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언론 보도에서 O고교 관계자는 "그런 일이 발생했던 것은 맞지만, 교사가 장난을 친다는 것이 조금 과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교사가 학생들을 지도할 때 일상적으로 체벌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이 사건을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알린 남 군의 친구는 "선생님이 이전에도 주먹으로 학생들의 얼굴과 정수리 등을 강하게 가격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O고교 졸업생도 17일, <시사인천>과 한 전화통화에서 "학생들이 떠드는 것을 적발하면 따귀를 심하게 때리는 것을 본 적이 있고, 학생들 사이에선 체벌을 자주하는 교사로 소문이 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O고교 교감은 "이 교사가 체벌로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다"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한 마음뿐이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게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O고교는 이 교사에게 '학교장 경고' 조치를 취했으며, 이 교사가 맡은 반의 담임을 임시로 다른 교사가 맡았다. 하지만 '학교장 경고'를 받은 이 교사는 여전히 학교에 나오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 사건이 알려진 15일에 학교에 장학사를 보내 조사했으며, 16일에는 감사관실 직원들과 시민감사관 2명이 학교를 방문해 감사를 진행했다. 시 교육청은 정확한 사실이 확인되면 징계 수위를 결정해 O고교 법인에 징계를 요구할 방침이다.
한편,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인천지역모임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시교육청은 2010년에 체벌을 금지할 것을 지시했지만, 계속되는 체벌 사건에 참담한 심정"이라며 "가정부터 학원, 학교를 포함한 모든 공간에서 청소년에게 가해지는 모든 체벌을 전면 금지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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