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구의회는 2011년 3월 29일 열린 17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부평구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가결했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절차상 문제가 많고, 다음 회기에 당사자를 출석시켜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며 개정안 처리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시사인천 자료사진
한만송
3년 전엔 코드인사 위해, 이번엔? 홍 구청장은 2010년 민선5기 출범 이후 전임 구청장이 추진한 문화정책 등에 손을 댔다. 이 과정에서 문화재단 상임이사를 퇴출했다. 그 방편으로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
2011년 초, 당시 민주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은 문화재단 관련 조례 개정안을 발의했고, 169회 임시회 상임위원회에 상정된 이 개정안은 논란 끝에 심사 보류됐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개정을 반대했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문화재단의 상임이사직을 없애고 무보수 명예직의 대표이사체제로 바꾸는 것이었다.
그 배경에는 문화재단 상임이사의 거취문제가 깔려있었다. 홍 구청장은 2010년 7월 취임 후 당시 이범호 상임이사에게 재신임절차를 밟을 것을 요구했고, 공모와 심사를 거쳐 전임 구청장으로부터 임명된 상임이사는 요구가 부당하다며 사직을 거부하고 버텼다.
이 조례 개정안 때문에 부평구의회는 3개월간 파행을 겪었고, 개정안은 논란 끝에 2011년 3월 29일 170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조례 개정으로 상임이사직이 없어짐에 따라 이범호 상임이사는 임기 15개월을 남겨 놓고 해임됐다.
이 조례 개정 전에 문화재단에는 상임이사가 두 명 있었다. 한 명은 부평아트센터 관장직을 수행했고, 다른 한 명이 부평역사박물관 관장직을 수행하면서 기적의도서관 운영 등 문화재단의 업무를 총괄했다. 구는 상임이사직을 없애는 대신에 무보수 명예직 비상근의 대표이사직을 신설했다. 인건비 절감 등으로 재정 운영의 효율성 높이고 조직을 일원화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비용 절감은 연간 300만 원에 불과했다.
무보수에 비상근인 대표이사가 연간 60억 원 정도를 운용하고 직원 수 십명을 거느린 방대한 조직을 총괄하는 것이 합당한가, 하는 문제의식도 당시 제기됐다.
홍 구청장은 2012년 10월에 문화재단 대표이사로 이명숙 전 인천시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을 임명했다. 이 전 시의원은 2010년 지방선거 여성출마자연대에 참여해 홍 구청장의 공천을 지지했고, 홍 구청장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하지만 이 전 시의원은 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임기를 마무리하지 않은 채 2013년 3월 31일자로 사직서를 제출한 뒤, 인천시립박물관 관장(개방형 직위·4급 상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로 인해 문화재단 대표이사직은 수개월간 공석으로 방치됐다. 구는 2013년 8월에 박옥진 현 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더욱이 상임이사직에서 해임된 이범호씨는 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해 2013년 2월 28일, 1심에서 승소했다. 구는 항소를 포기해 이씨에게 잔여 임기 급여 8341만 원과 지연 이자 498만 원을 배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