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아파트는 유예기간을 이유로 비상통화장치를 아직 갖출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칫하면 둘째가 당한 사고를 또 누군가 당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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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승강기시설안전관리법'은 이 같은 사고를 '중대한 고장'으로 정의합니다. 법은 승강기에 결함이 생기는 경우를 크게 '중대한 사고'와 '중대한 고장'으로 나누는데, 중대한 사고는 사망자나 중상자가 발생한 경우를 말합니다. 또 중대한 고장은 승강기가 정상적으로 문이 열려야 하는 구간에서 멈추지 않거나 해당 구간에서 멈췄지만 문이 열리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문이 열린 상태에서 운행하거나 호출층 또는 지시층으로 운행되지 않은 경우도 중대한 고장입니다.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면 승강기 관리 주체는 지체 없이 건물명, 소재지, 사고 발생 장소, 사고 발생 일시 및 피해 정도를 한국승강기관리원에 알려야 합니다.
승강기가 중대한 고장을 일으킨 경우에는 고장 사실을 알게 된 후 3일 이내에 한국승강기관리원에 알려야 합니다. 이렇듯 정부와 법은 승강기 사고와 고장을 심각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와는 다르게 현장에서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치부합니다.
지난 2011년 9월 전력대란이 발생해 많은 사람들이 승강기에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 후 2012년 3월 14일 정부는 승강기 검사기준을 고쳤습니다. 고친 내용은 이렇습니다. 정부는 승강기 내 인터폰 외에도 비상통화장치를 갖추도록 했습니다.
비상통화장치는 인터폰을 받을 사람이 잠시 볼일을 보러 나가 인터폰을 받지 못 하더라도 미리 저장해 둔 전화번호로 자동 연결돼 승강기 고장을 알리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개정된 법에 따라 비상통화장치를 갖추었더라면 둘째가 승강기 안에서 공포에 떨며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하여, 승강기안전관리원에 비상통신장비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언제까지 설치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관리원 담당자는 "'비상통신장비'는 법적 의무 설치 대상"이며 "2012년 3월 14일 법 개정으로 2013년 9월 15일부터 승강기 내 비상통화장치 설치가 의무화 되었고 이는 소급적용되는 규정이다"고 알려줬습니다. 다만, 이 장비를 설치하는 데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있습니다.
A아파트는 유예기간을 이유로 비상통화장치를 아직 갖출 생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칫하면 둘째가 당한 사고를 또 누군가 당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작은 사고가 쌓이면 대형 재난이 발생합니다. 굳이 '하인리히 법칙'까지 들먹일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세월호에서 너무 많은 교훈을 얻었습니다.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승강기에 비상통화장치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비좁고 어두운 승강기 안에 갇혀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공포를 모릅니다.
돈이 많이 든다며 비상통화장치 설치를 늦추면 많은 이들이 고통 받습니다. 또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하면 뒷북치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안전은 돈과 바꿀 수 없는 가치입니다. 둘째는 더 이상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지 않습니다. 깨끗이 포기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둘째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주지 못한 일이 못내 찜찜합니다. 완벽한 안전,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큰 사고를 미리 알려주는 작은 사고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그 길이 제2의 세월호를 막는 방법입니다. A아파트는 기자의 취재가 시작되자 승강기안전관리원에 승강기 고장을 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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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들 커가는 모습이 신기합니다. 애들 자라는 모습 사진에 담아 기사를 씁니다. 훗날 아이들에게 딴소리 듣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세 아들,아빠와 함께 보냈던 즐거운(?) 시간을 기억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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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스마트폰 사달라는 둘째, 어쩌면 좋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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