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에 넘치도록 담겨있는 닭똥집튀김. 아저씨의 인심이 따뜻하다.
손지은
그다음 멈춘 곳은 미니김밥을 파는 곳이었다. 매콤 오징어, 스팸 참치 등 쉽게 먹을 수 있는 재료를 조합해 손가락만한 크기의 김밥을 파는 곳이다. 메뉴가 다양한 탓에 고르는 데 한참이 걸렸다. 총 7가지 맛을 선택하고 3500원을 지불했다.
뜨거운 국수와 짭짤한 닭똥집을 먹고 나니 이번엔 시원한 음료를 들이켜고 싶어졌다. 시장 곳곳에 셰이크, 아이스크림 등이 있었으나 우리는 살짝 살얼음이 낀 식혜 한 병을 구매했다. 시원하고 달달한 식혜가 입속에 퍼지자 지금의 더위가 썩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더위가 아니라면 이 식혜를 맛볼 일이 있겠는가. 3000원으로 무더위까지 긍정하게 되었다.
다음 코스는 망원시장에서 명물로 꼽히는 고로케. 시장 끄트머리에서 서로 마주보고 장사를 하는 두 집은 각각 고로케, 야채 고로케, 감자 고로케 등 일반 고로케와 크림치즈 고로케 등 독특한 고로케를 팔고 있었다. 한 곳만 맛보기엔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우리는 두 곳 다 방문하는 '의리'를 발휘했다. 야채 고로케 하나도 덤으로 얻었다. 이미 배는 포화 상태였으나 공짜는 사양하지 않는 법. 바삭바삭하고 간이 잘 밴 고로케를 먹으니 다시 입맛이 도는 듯했다. 이곳에서 4500원 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