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가회동 북촌한옥마을에서 인터뷰중인 주대환 사회민주주의 공동대표
박정훈
- 이번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세월호 참사는 진보-보수의 문제도, 사회민주주의-자유민주주의의 문제도 아닙니다. 더 기본에 해당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다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대충대충해서 기본을 잘 안 지키는 우리의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사회·문화가 돌아가는 매커니즘, 공무원, 각종 이권 단체, 노동단체 등 모든 게 바뀌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을 보니까 선원 등 모두 제역할을 하지 않았잖아요. 선장이 비정규직이고 선원들은 노동조합도 없고, 선박회사는 항만청이나 해운 쪽하고 결탁해 제대로 지켰던 게 없고, 해양경찰은 제대로 검사도 안 하고, 아무것도 제대로 돌아간 게 없잖아요.
만약 선원들이나 선장들이 노동조합이 있는 일터에서 원칙대로 일했다면? 임금도 제대로 받고, 기준량을 초과한 화물을 실어도 선장이 "안 된다"라고 답했다면? 그랬다면 이런 사고가 일어났을까요."
"사회민주주의적인 것까지 요구해야"- 한국이 사회민주주의 노선으로 가야 한다는 것인가?
"그렇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돼야 해요.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여야 중 한쪽은 사회민주주의로 가야 합니다. 한쪽은 자유민주주의로, 다른 한쪽은 사회민주주의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자유민주주의 쪽은 자유가치를 주로 강조할 것이고, 사회민주주의 평등가치를 주로 강조하겠지요. 지금까지 우리 민주화 운동에서 요구는 주로 자유민주주의적인 요구였거든여. 그런데 더 확장해서 사회민주주의 적인 것까지 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 현재의 여야 구도를 어떤 구도로 보는지."지금 우리나라는 여야가 똑같이 자유민주주의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한쪽은 친미·친일, 다른 한쪽은 친북. 정확히 말하면 친미와 친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전쟁 때 생긴 구도니까요. 친북은 민족주의거든, 통일을 강조하고. 남북공존 이런 걸 강조하고…. 친미 쪽은 한미동맹이 중요하다(는 거고). 보는 쪽에 따라 완전 다릅니다. 이쪽은 '맥아더가 우리 민족의 은인'이라고 보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미군이 들어와서 우리나라 국민을 얼마나 많이 죽였는데…' 이렇게 보잖아요.
서로 그런 식으로 욕을 하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가 우리를 둘러싼 다른 국가와 친하냐 친하지 않냐를 두고 이렇게 되니까 이상하잖아요. 독일이나 영국이나 일본 이런 데처럼 자신들의 나라 사회정책·경제정책·복지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진보·보수가 갈리잖아요. 외교정책도 물론 포함되지만 그건 좀 부차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우리는 완전 외교정책중심으로 편이 갈려져 있지요.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지지하면 진보이고, '퍼주기'를 언급하는 사람은 보수고,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특정 사안을 두고 이 사람이 여권인지 야권인지 알 수 있잖아요."
- 최근 <좌파논어>라는 책을 내셨다. 이 책의 집필 의도는?"진짜 좌파의 뿌리는 인간의 마음이다. 우리나라 보수는 '친북'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욕을 하는데, 그건 가짜 좌파라고 생각해요. 3대 세습하고, 독재하고, 인민 굶겨죽이고, 인권탄압하고 수용소에 가두는데 저걸 좋아하는 사람이 좌파라고 하면 좌파가 아니라는 것이죠. 그렇잖아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 침묵하는 게 좌파냐? 좌파 아니다, 이거지. 나는 진짜 좌파를 세우고 싶습니다.
그럼 진짜 좌파는 어디에 있느냐. 인간의 마음속에 뿌리가 있습니다. 그걸 논어의 가르침이나 공자의 가르침, 그게 좌파입니다. 연대의 가치를 강조하면 좌파입니다. 더불어 살자는 것이요.
인(仁). 이게 좌파의 가르침입니다. 보수 쪽에서는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논어라면 보수의 텍스트잖아요.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지요. 한편으로는 '빼앗기면 안 되는 것'이기도 하니까."
"진보, 선진국형 진보가 돼야"그는 인터뷰 중 "우리나라 진보는 선진국형 진보가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후진국은 '나라가 독립을 못했거나' '형식적으로 독립을 해도 완전히 독립을 못하거나' '민주화가 안 된 상태'를 말한다. 그는 민족주의가 민주주의인 상태, 민족민주주의가 후진국형 진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자립하고 민주화도 됐으니 이제 선진국형 진보를 할 수 있는 조건이 됐고, 이제 행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선진국형 진보, 사회민주주의. 그는 "그전에는 하고 싶어도 못했지만 이제는 안 하면 안 되는 때가 됐다"라고 진단했다. "안 하면 불평등이 확 벌어져서 나라가 두 쪽이 날 판"이라고 하면서.
마지막으로 그는 "진보가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대 사회민주주의로 가야 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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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가 놓치면 안 되는 것은? 바로 '사회적 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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