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다라그마씨 집에 급습하는 정착민들, 손에는 큰 나무막대기를 들고 있다.
ISM
정착민의 공격과 적대행위, 이스라엘 군인들의 체포와 구금이 계속되자, 다라그마씨는 국제인권단체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ISM을 비롯한 EAPPI(Ecumenical Accompaniment Programme in Palestine and Israel)은 지난 2012년 8월부터 다라그마씨 집에서 체류하며 정착민과 이스라엘 군인의 적대적 행위를 감시하고 사진을 찍는 연대활동을 진행했다.
2012년 8월 한 달 동안 정착민과 이스라엘 군인에 의한 적대행위는 아주 심각한 수준이었다. 다라그마씨는 특히 2012년 8월 28일에 있었던 공격을 언급했다.
당일 아침 8시 30분경 약 10여 명의 이스라엘 정착민들은 다라그마 가족의 집에 쳐들어와서 막내 누르를 집어 던지고 아내인 타그리드에게도 폭력을 행사해, 결국 아내와 누르는 병원에 실려갔다. 그리고 다라그마씨와 두 아들에게는 긴 나무 막대기와 심지어 총을 사용해 무자비하게 폭력을 행사했다. 집안은 쑥대밭이 되었고, 다라그마씨의 차도 사용할 수 없을 만큼 파손됐다. 하지만 출동한 이스라엘 군인들은 둘째 아들 잘랄을 정착민 폭행 혐의로, 다라그마씨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관련 <알 자지라> 보도: http://www.aljazeera.com/indepth/features/2012/10/2012102712652415500.htmlISM 보고서: http://palsolidarity.org/2012/08/child-wounded-by-settlers-my-brother-was-arrested-for-protecting-my-mother/)이후에도 정착민들은 수시로 다라그마씨의 집과 농장에 난입해, 욕설을 하고 돌을 던졌다. 때로는 폭력도 행사했다.
(관련 동영상- http://www.youtube.com/watch?v=imS2M6F4eDgISM 관련 보고서 http://palsolidarity.org/2013/12/harassment-and-arrest-in-khan-al-luban/ISM 가장 최근 보고서 (2014. 4. 20) http://palsolidarity.org/2014/04/khan-al-luban-israeli-army-attack/)요즘은 어떠냐는 질문에 다라그마씨는 한 달 전쯤의 공격 이후로 최근 라마단(이슬람 음력9월, 금식월) 기간이어서 그런지 정착민들의 공격은 크게 줄었다고 했다. (찾아간 날은 라마단 이틀째 되는 날이었다.)
두 시간 가깝게 토해내는 다라그마씨의 표정과 말투를 통해 그가 얼마나 힘겹게 지냈는지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이야기 후반부에 현 팔레스타인 정부의 무능도 질타했다.
"이스라엘 정착민은 이스라엘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는데, 팔레스타인 정부는 전혀 나를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 (중략)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전체를 차지할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는다."다라그마씨는 라마단 기간이어서 음료수나 차를 대접하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보고 자고 가라고 한다. 다음날 일정이 있었던 우리는 다음에 꼭 오겠다는 말을 남긴 채 아쉬운 작별을 했다.
나는 다라그마씨 집 현관문 앞에 달린 여러 대의 CCTV와 철재 현관문을 뚫은 총탄 자국에 눈길이 갔다. 그와 그 가족은 여전히 자신의 집과 가족, 땅을 지키기 위한 전쟁 그 한가운데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