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에게 보냈다고 알려진 호접난.
신동욱 공화당 총재실 제공
지난 28일 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와 <뉴시스>에 흥미로운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의 환갑을 축하하며 보냈다는 호접란 사진이었다(실제 박근령 전 이사장의 생일은 6월 30일이다).
'사실'이라면 '뉴스'가 분명했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불화해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랬다. 그런데 트위터와 페북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자들이 주목한 것은 호접란 리본에 적힌 '문구'였다.
"축 환갑. 둘째야 사랑한다, 대통령의 딸인 대통령 언니가"문제는 '대통령의 딸인 대통령 언니가'라고 쓴 대목이었다. '언니가' 정도로 끝났으면 좋았을 '보낸 사람'을 '대통령의 딸인 대통령 언니가'로 적으면서 SNS에서 비꼼과 희화화의 대상이 된 것이다. "근데 이리 썼어야지... '쿠데타의 독재자 딸인 부정선거 대통령 언니가"라는 글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그렇게 SNS에서 큰 화제가 된 이후 <연합뉴스>와 <뉴시스>에서 관련사진이 사라졌다. 청와대에서 "대통령 이름으로 호접란을 보낸 적이 없다"라고 밝히고 나서자 통신사들이 관련사진을 삭제한 것이다.
박 대통령의 제부 신동욱 총재 "내가 보냈다고? 소설 쓰냐?"박근혜 대통령이 박근령 전 이사장에게 환갑 축하란을 보냈다는 것은 과연 사실일까, 아닐까? SNS에서는 "박근혜와 박근령의 평소 관계를 생각하면 '둘째야 사랑한다'는 글귀를 보낼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믿기지 않는다, 누가 장난친 거겠지" 등의 여론이 많았다. 하지만 처음 언론사에 관련 사실을 알린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청와대에서 보낸 걸로 안다"라고 반박했다.
박근령 전 이사장의 남편, 즉 박 대통령의 제부인 신동욱 총재는 3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28일 오전 신당동 대통령 각하 사저 관리인으로부터 '청와대에서 축하란이 왔다'고 연락받았다"라며 "그래서 공화당에서 보도자료를 만들어 언론사에 보냈다"라고 말했다. 김명숙 공화당 서울시당위원장도 "신당동 사저를 관리하는 분이 그런 화환을 받았다고 연락을 해와서 당연히 대통령이 보낸 것으로 알고 언론사에 사진을 제공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초기에 관련사진을 실었던 <연합뉴스>와 <뉴시스>는 사진 출처를 '공화당 신동욱 총재실'로 적시해놓았다. 신 총재는 기자가 "청와대에서는 그 난을 보낸 적이 없다고 한다"라고 전하자 "우리는 그렇게(청와대에서 보낸 걸로) 안다"라고만 답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우리가 다 알아봤는데 그 난은 청와대에서 보낸 것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신 총재가 환갑 축하란을 보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신 총재는 "한심하다"라며 "요즘은 소설을 쓰는 게 유행인가?"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에 확인해보라"라며 "공당이 왜 그런 이벤트를 하겠나, 그렇게(내가 보냈다고) 얘기하는 것은 공화당을 모독하는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기자가 "꽃 배달원은 누가 보냈다고 했나?"라고 묻자 "우리가 그것까지는 물어보지 않았다"라며 "(사저 관리인으로부터) '꽃배달이 왔다'고 연락와서 적혀 있는 내용을 읽어 달라고 했더니 그대로 읽어주더라"라고 답했다. "왜 신당동 사저로 보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그런 것까지 어떻게 알겠나?"라고 했다.
신당동 사저 관리인 "청와대에서 보냈다고 연락한 적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