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단 참석자들이 출발에 앞서 파이팅을 외칩니다.
김종술
발가락에 물집이 잡혀 걸음을 걷기 어려워지자 물집을 터트려 버렸습니다. 기온이 29℃까지 올라가는 날씨 때문에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는 자꾸 발을 헛디디게 만듭니다. 발목이 삐끗해 넘어진 뒤에는 통증이 밀려오지만, 붕대로 칭칭 동여매고 다 떨어진 운동화를 신었습니다. 그리고 뒤뚱거리며 다시 일어섰습니다.
지난 6월 27일부터 '별들과의 동행' 순례단은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실종자들의 조속한 귀환을 염원하며 경기도 안산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부터 진도 팽목항까지 16박 17일 1146km에 달하는 도보순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직도 11명의 친구가 돌아오지 못하고 차디 찬 바닷속에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가슴에는 멍이 들고 눈물이 맺혀 있습니다. 도보순례 3일 차였던 지난 29일, 경기도 평택에서 출발해 충남 천안으로 가는 길에는 21세부터 82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국도 1호선을 따라 걷는 순례단이 더워 보였나 봅니다. 한 1톤 화물차 기사님은 시원한 생수 한 병을 내밀며 힘내라고 격려했습니다. 전교조 선생님도 큼직한 수박과 천안 명물 호두과자도 한 아름 건넸습니다. 정옥경 민주실현시민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음료수와 돗자리, 아이스박스 등 순례단이 준비하지 못했던 물품을 가지고 천안까지 달려왔습니다.
걷고, 걷고, 또 걷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