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기만 총동창회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오연호의 기자만들기(오기만) 1기~50기 총동창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권우성
백발의 노인부터 20대 대학생, 아이를 동반한 중년 부부에서 연인 사이의 청년까지 150여 명의 사람들이 지난 28일 오후 7시 가톨릭 청년회관에 등장했다. 언뜻 보기에 공통점이 전혀 없어 보이는 이들의 가슴에는 '1기 김시연' '47기 박윤정' 등 기수와 이름이 쓰인 종이가 붙어있었다. 사람들은 강당 안으로 들어가면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와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모두 오연호의 기자 만들기(아래 오기만) 총동창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1기부터 50기 졸업생이었다. '오기만'은 오연호 기자의 예비기자를 위한 강좌로, 직업 언론인을 꿈꾸는 청년부터 시사적 글쓰기를 하고 싶어 하는 일반인들에게도 수강 기회를 주고 있다.
오연호 기자는 1998년 월간 <말>지 재직 시절 1기 강의를 시작했다. 이날 수료한 50기까지 약1500여 명의 수강생이 오기만을 거쳐 갔다. 이중 약 500여 명이 <오마이뉴스>뿐만 아니라 방송사 및 주요 종합일간지 등 다양한 언론기관에서 현역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자리에도 우은식(1기) <뉴시스> 기자, 홍여진(22기) <뉴스타파> 기자, 임아영(24기) <경향신문> 기자 등 현직 기자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기수별 모임은 이전에도 수차례 있어왔지만 전 기수를 아우르는 만남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번 동창회는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꾸려졌다. 무대 앞에 나선 졸업생들은 ▲ 1998년 1기~4기, 그 시절 오기만은... ▲ 지역에서 세상을 바꾸다 ▲ 연애에서 결혼까지 ▲ 오기만 학생, 엄마가 되다 ▲ 우리는 일하면서 글을 쓴다▲ 미디어 동향 따라잡기 등 6가지 주제로 오연호 기자와 대화를 나눴다.
졸업생들의 사는 이야기에 객석은 웃음바다에 휩싸이기도 하고, 감탄사를 쏟아내기도 했다. 4기 졸업생이자 현 <오마이뉴스> 법조팀장인 이병한 기자는 오연호 기자가 오기만 수업 인터뷰 실습 중에 <오마이뉴스> 창립 계획을 '깜짝 선언'했던 당시를 회고했다. 7기 출신 이명기씨는 오기만 동기이자 아내인 이경주씨 앞에서 무릎을 꿇고 "큰 도움 안 되는 남편 만나줘서 고맙다"며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해 사랑하겠다"고 뒤늦은 프러포즈를 했다.
이날 동창회에 직접 참석하지 못하고 영상 편지를 보내준 졸업생도 있었다. 대한민국과 벨기에 경기를 앞두고 브라질 현지에서 메시지를 전하는 졸업생 등도 보였는데, 영상으로 인사를 대신하는 이들의 목소리에는 참석하지 못한 진한 아쉬움이 녹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