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미 연인 '해결사 검사' 집행유예 석방

공갈죄 일부만 유죄..."연민→연인→분별력 잃어"

등록 2014.06.27 17:45수정 2014.06.27 17:45
0
원고료로 응원
의사를 협박해 성형수술 부작용을 겪고 있던 연인의 재수술을 하게 하고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송금하게 한 혐의로 구속된 전직 검사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이정석)는 27일 형법상 공갈죄와 변호사법 위반(형사사건 청탁·알선)으로 구속기소된 전직 검사 전아무개씨에게 공갈죄 일부를 유죄로 판단,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씨는 궁둥이 보형물 삽입 수술 부작용을 겪고 있던 에이미가 지난 2012년 11~12월 성형외과 병원장 최아무개씨에게 세차례 재수술을 받도록 하고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최씨가 에이미에 2250만원을 송금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병원을 압수수색하겠다', '병원을 박살내버리겠다'라는 등 전씨가 최씨를 공갈·협박했다는 공소사실에 대해 재판부는 최초 한차례의 재수술 때만 제외하고 유죄로 판단했다. .

검찰은 전씨가 에이미의 재수술과 2250만원 송금이 최씨의 병원에 대해 진행되고 있던 향정신성의약품 관련 사건을 청탁·무마하는 대가이기도 했다고 보고 변호사법 위반으로도 기소했지만, 재판부는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최씨에게 '많이 걱정 안해도 된다. (에이미) 치료에만 전념해달라', '사건번호와 주임검사를 알려주면 (사건진행 내용을) 확인해보겠다'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일에 대해 "사건 청탁·알선보다는 최씨를 안심시켜 에이미의 치료에만 전념해달라는 부탁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최씨의 형사사건을 맡고 있던 담당 검사에게 실제 청탁이 이뤄진 어떤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에이미의) 치료와 송금이 청탁과 알선에 의해 이뤄졌다고 볼수 없다"고 판단했다.


"'죽고싶다' 말 듣고 시작된 연민으로 자제력과 분별력 잃어"

재판부는 전씨의 범행에 "사사로운 정에 이끌려 검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채 지위와 권한을 과시하는 방법으로 성형외과 원장을 협박해 연인관계인 여성 연예인에 무료 성형수술을 하게 하고 치료비 명목 등으로 금품과 기타 이익을 갈취한 것으로 그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부적절한 처신과 분별없는 행동이 '해결사 검사'라는 이름으로 비난과 조소의 대상이 됐고 묵묵히 맡은 바 소임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대다수 검사에 깊은 자괴감을 안겨줬고 검찰조직에 대한 신뢰 역시 현저하게 훼손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5개월 간의 구금생활을 통해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최씨)와 원만히 합의했고, 전씨 자신이 실질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별로 없다는 점"과 "징계 해임 처분에 의해 피고인의 꿈과 미래, 갖고 있던 거의 전부를 잃었다고 볼 수 있다"는 점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이 구속했던 여성 연예인으로부터 '죽고싶다'는 말을 듣고 도와주고 싶다는 연민에서 시작해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되면서 자제력과 분별력을 잃고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도 참작사유로 밝혔다.

전씨는 이날 석방됐다. 지난 2012년 11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검사 재직 시절 전씨는 연예인 마약류 투약사건을 수사, 에이미를 구속기소했다. 당시 에이미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에이미 #해결사검사 #성형수술 #연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쌍방울 김성태에 직접 물은 재판장  "진술 모순"
  3. 3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4. 4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5. 5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