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들과 언론노조는 지난 2월 말, 지방선거보도감시연대회의를 구성하여 주요 언론사의 선거보도를 모니터하고 언론의 불법과 탈법 사례를 감시했다. 27일 그 결과를 공개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문주현
토론에 나선 최윤규 호남언론학회 이사는 "안철수 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지방선거 기초단체 무공천 약속 파기 등 정치권이 선거 준비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일들이 있었다"면서 "이런 혼란 속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도시자 공천을 예비후보 등록인 이틀 전에 마무리 짓는 등 후보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천 룰에 언론이 포커스를 맞춰 보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 이사는 "후보들의 공약보다는 공천이 중요시되는 풍토 속에서 정책을 검증하기보다 소개하는 보도에 그쳤다"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독식도 문제점이 지적되었지만, 기존의 구조를 변화시키기에는 부족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최 이사는 '여론조사 남용의 시대'라고 말하면서 "어느 후보가 유리한 지에 대해 언론이 추구하는 경향을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같은 날 같은 방식의 조사를 해도 언론사마다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는 것은 진지하게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언론사들이 새정치민주연합 공천 과정에서 공론조사 방식의 경선을 도입한 측면을 긍정한 점에 대해 "토론회 한 차례로 후보를 검증하고 평가하는 것은 공정한 방법이 될 수 없다"라고 이 점에 대해 언론사들이 긍정적으로 보도하는 것에 대해서도 지적을 이어갔다.
이종휴 전국언론노조 전주MBC지부장은 "중앙 언론은 여권 편파 보도가 문제라면 지역 언론은 현역 정치인 중심의 편파 보도와 지역 토호세력과의 유착이 문제"라면서 "재선을 준비한 현역 단체장 중심의 편파 보도가 언론사들마다 있다"라고 말했다.
이 점에서 이 지부장은 "선거보도 감시를 지방선거 3개월 전보다 앞당겨 6개월에서 8개월 전부터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지부장은 "이런 경향은 지방선거에서 두드러진다, 단체장은 예산과 재정의 권한을 가지고 있기에 언론사들에 대한 광고집행권과 보이지 않게 연결돼 있다"라면서 "작년 11월과 12월부터 재선을 염두에 둔 단체장에 대한 이미지 광고가 부쩍 늘어난다, 대입 입시를 앞두고 대학교들의 광고가 쏟아지는 것과 비슷하다"라고 설명했다.
"혈압기 고장과도 같은 제각각 여론조사 결과, 언론 자성해야"이균형 협회장은 선거과정에서 언론사들의 공정보도를 추동하기 위해 노조의 역할이 크다는 뜻을 밝혔다. 이 협회장은 "솔직히 각 언론사마다 후보 간 호불호가 있고, 어떤 언론사는 적나라하게 드러내기도 한다"라면서 "최소한 수치적으로 지방선거 과정에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노조의 역할이 크다"라고 밝혔다.
이 협회장은 "방송사는 노조가 설립되어 있고, 노·사가 공정보도위원회를 구성하여 불공정 보도에 대한 신고와 감시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신문사는 노조가 설립된 곳이 없다보니 이 부분을 제어하기 힘들다, 노조 설립의 필요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공정성 논란에 대해서 이 협회장은 "혈압계가 고장난 것처럼 언론사마다 여론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고 실제 결과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언론사 스스로 자성해야 할 사안"이라면서 "협의회 차원에서 추후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제도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협회장은 "현직 기자들이 후보 캠프에 참여하여 복귀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라면서 "협의회에서는 이 부분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4 지방선거 보도감시 활동에 참여한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여론조사 논란에 대해 "해마다 선거가 시작되면 논란이 되는 문제지만 대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이번 선거에서 선거 의제를 어떻게 만들고 가져갈 지에 대한 대안을 만들지 못한 것 같다, 이번 선거를 통해 예견된 문제들은 대안을 마련하여 다음 선거에서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이 사무처장은 "이번 선거 기간동안 공약을 평가하고 검증하는데 언론사와 시민사회가 유기적으로 협조하지 못했다"라면서 "시민사회의 역량이 부족한 측면도 있겠지만, 언론사들이 전문가들을 활용하여 검증하고 평가하는 기능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한편, 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국장은 "급박한 경선과정과 경선 룰 논란, 정치 입지자들의 부정선거까지 가세해 지방선거 후폭풍이 심각한 상황에서 선거가 끝난 뒤 이를 감시하고 비리를 밝히는 것도 지역언론이 해야 할 몫"이라면서 지방선거 이후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지속적인 보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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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식 보도 관행, 지방선거 때도 변함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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