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정장선 예비 후보의 만남평택 남부문예회관 앞에서 서로 만나 인사하는 모습
고기복
지난 26일, 새벽 6시가 조금 넘어 평택 남부문예회관 사거리에서 단정한 옷차림에 이지적인 모습을 한 여성이 사뿐사뿐 자신있는 걸음걸이로 다가오더니 명함을 내밀었다.
보궐선거에 입후보한 예비후보려니 했는데 명함을 받고 보니 '임태희'. 명함을 건넨 이는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의 배우자, 권혜정씨였다. 가볍게 눈인사를 하고 헤어지고 얼마 안 가 임태희 예비후보 주위에서 빨간 조끼를 입은 사람 둘을 볼 수 있었다. 김홍규, 유의동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이었다.
사람들이 많아지기 시작할 즈음에 임태희 예비후보가 눈에 띄었다. 명함을 주고받고 나서 약간은 거북할 수도 있는 질문, 김득중 쌍용차 지부장이 출마한다는데 부담은 없는지를 물었다. 임 예비후보는 관련해서 익히 많이 들어왔었는지, 차분하고 조곤조곤하게 답을 하기 시작했다.
"쌍용차 노조에서 그분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노조활동만 하는 분들의 의견이 전부는 아니라고 본다. 대부분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회사가 이미 정상화되어 이익을 내고 있고, 잘 돌아가고 있다. 기업이 잘 되는 것이 근로자나 국가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그분의 출마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김득중 쌍용차 지부장의 출마 선언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임 예비후보는 거리에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데 자연스러웠고, 거리낌이 없었다. 같은 자리에 있는 새누리당의 다른 후보들과도 환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는 모습에서 몇 걸음 앞선 자의 자신감, 여유가 한껏 묻어났다.
3선 의원에 전직 고용노동부 장관, 대통령실장 출신이라는 화려한 이력은 임 예비후보로 하여금 이미 본선을 겨냥하여 뛰게 하고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다.
정장선, 새벽부터 고생인데, 아침은 먹고 다니나?
평택시민단체협의회 소속 임원들이 한국가스공사 통영생산기지로 가기 위해 전세버스를 탈 거라는 소식을 들었는지, 파란 조끼를 입은 정장선 새정치민주연합 예비후보가 같은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후보는 평택 출신으로 평택에서 내리 3선을 한 터줏대감이다. 그래서인지 거리에서 만나는 이들은 서로서로 안면이 있는 듯, 정치 이야기는 내려놓고 사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길가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 시민에게 정 예비후보는 구면인 듯, "아직도 담배 피우느냐?"며 인사했다.
이어 정 예비후보는 자신이 이제껏 결심한 것 중에 담배를 끊은 것이 가장 잘한 결심 중 하나라면서 적극 금연을 권했다. 일견 정치인의 모습보다는 동네 형처럼 정 예비후보는 새누리당 소속 예비후보들과도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았고, 살갑게 지나가는 이들에게 명함을 건네는 모습이 한 두 번 해 본 솜씨는 아니다. 하긴 벌써 3선이니 말해 뭐하겠는가. 그런 그에게 새벽부터 고생인데, 아침은 먹고 다니는지 물었다.
정 예비후보의 배우자, 이성숙씨가 현직 중학교 교사로 다른 후보들의 배우자들처럼 종일 선거운동을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의도적으로 물은 것이었다.
"식사? 아침 일찍 나와서 선거 운동하다가 오전 9시 정도 되면 조금 한가해진다. 그때 되면 잠시 여유를 갖고 커피도 한잔 하고, 간단하게 식사도 한다. 온종일 선거 운동하는 분들이 더 고생이겠지만, 집사람이 교직에 있기 때문에 새벽부터 같이 나와서 선거 운동하고 있다. 그래서 식사는 집사람이 출근하고 나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식사 시간마저 아까울 정도로 바삐 뛰고 있다지만, 정 예비후보에게서는 평택에서 내리 3선을 하고, 야당 사무총장까지 지냈던 관록을 더해 평택 터줏대감의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났다.
파리 날리는 시장, 어이하면 좋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