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계산할 일이 아니다. 통일해서 득을 못 보더라도 그 길을 가야 한다."
권우성
- 역대 국회의장들에 비해 남북관계에 특히 관심이 큰 것 같다. 특별한 배경이 있나.
"특별한 배경이 아니라 정치를 하게 된 소명이라 본다. 우리 남북을 하나 되게 하라는, 적어도 그에 근접하는 일을 하라는 소명이다. 내가 의사(출신)이라서 이렇게 보는지 모르겠지만, 한반도는 인체로 보자면 반신불수 상태다. 단일민족으로 같은 문화, 같은 언어권인데도 분단돼 있는 건 우리뿐이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통일은) 계산할 일이 아니다. 통일해서 득을 못 보더라도 그 길을 가야 한다. 그래야 그 길을 기반으로 민족이 번성할 수 있다."
- 장인·장모가 평안도 사람이라 그런가."그것도 관계있을 수 있다. 그런데 (아내와는) 그냥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다. 장인의 고향은 연애할 때 알았는데 결혼 뒤에 알고 보니 장모 고향도 평양이더라(웃음). 그래서 소명이라 생각하는 측면도 있다. 내가 마치 남북통일을 위해 큰일을 해야 할 사명을 타고 태어난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있다. 하지만 이건 좋은 착각 아니겠나(웃음)."
- 남북국회회담 추진을 공약했는데 현재 추진되고 있는 상황을 좀 설명해 달라. "일단 의견을 수렴 중이다. 국회의원들에게 설문지를 돌렸는데 약 83% 정도가 답해왔다. 25일에는 국회 사랑재에서 3선 이상 의원들을 모시고 간담회를 하기로 했다. 수렴한 의견을 갖고 통일부 등과 협의하고 정부에 뜻을 전달하려 한다.
필요하면 대통령과 직접 얘기할 수도 있고. 그렇게 협의가 마무리되면 북측에 공식적으로 '편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지금 고심하고 있는 건 내달 17일 제헌절 때 국회의장 메시지에 이를 포함하느냐다. 대통령께서도 8·15 광복절 때 구상을 밝히실 수 있으니깐 그 뒤에 (의장이) 하는 게 맞을지, '타이밍'(시기)을 고민하고 있다."
- 남북국회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전담팀을 만든 것으로 안다."남북국회회담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남북의 화해·협력을 위해서다. 그래서 (국회의장 산하) '남북 화해·협력자문위원회'를 전문가들로 구성했다. 국회에서도 남북 관련 특위(국회 통일특위)를 만들지 않나. 거기와도 논의를 주고받고 해서 국회의원·국회의장·의장 자문위원·실무팀 모두 지금부터 가동시켜야 한다. 앞으로 (회담의) 의제 등을 준비해서 정부와 협의되면 바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때 가서 준비하기 시작하면 늦지 않겠나."
- 남북화해·협력자문위는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는 건가. "우선 남북국회회담 준비부터 통일을 위해서 필요한 여러 가지 일들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회 내에도 통일 관련 의원모임이 많다. 이들과 공동주최해서 세미나나 공청회를 열 수도 있다. 통일을 앞두고 해야 할 일들을 하는 것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준비하고 우리는 우리대로 준비해서 마지막에 서로 조율한다면 완벽한 작품이 나오지 않겠나."
"남북관계 해소 위해 국회가 먼저 나서야... 박 대통령도 긍정적"
- 방북을 승인받기 위해서는 청와대와 사전에 협의하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가.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대통령께서 남북국회회담 덕담을 먼저 하셨다. 회담에 관해 여러 가지 설명을 드렸을 때도 긍정적으로 받으셨다. 제가 대통령께 '정부와 서로 잘 조율해서, 2인3각 하듯이 균형을 맞춰서 할 테니 염려마시라'고 했다. 대통령께서는 '그렇게 해주십시오'라고 하셨다. 정부와 잘 협의해서 진행해달라는 뜻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김관진 안보실장 등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면서 '국회와 해야 할 일 많다'고 했다. 여야 합의로 추진하는 남북국회회담 등을 뒷받침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겠나. "대통령께서도 독일 드레스덴 구상을 밝히시지 않았나. 그만큼 남북통일에 크게 기여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으실 것이라 판단된다. 또 현재 남북관계가 굉장히 경색돼 있지 않나. 물론 (남북 간의) 중요한 일은 정부가 아무래도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상황을 풀어내는 데는 정부보다 국회가 먼저 나서는 게 도움되리라 생각한다.
남북국회회담의 궁극적 목표는 평화헌법 제정처럼 (남북한이) 하나 됐을 때 필요한 여러 가지를 의회 차원에서 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맨 먼저 하고자 하는 것은 서로 교류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북한에 나무심기를 한다든가, 의료지원을 한다든가. 또 북측의 좋은 것들이 있다면 받아들여서 우리도 활용하고, 그렇게 서로 협력하고 도와주는 관계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 야당은 쉽게 찬성할 것 같은데 여당의 반응은 어떠한가."여당도 다르지 않다. (설문지 관련) 중간보고 결과를 보니깐, 우리 의원들 생각이 여야 거의 비슷하다. 자료를 정리 중인데 곧 결과를 발표하겠다. 내가 기억하기론 70~80% 정도 찬성하는 것으로 나온다."
"5.24 조치 '명분' 없이 해제 못하지만, 일단 남북 만나야"